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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59066339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2-06-20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 시간이 갈수록 ․ 6
책머리에 : 여전히 집을 짓고 있습니다 ․ 10
프롤로그 : 지금, 여기서 ․ 20
제1장 집은 땅과 사람이 함께 꾸는 꿈
가족 풍경 ․ 27 | 모두가 같이 꾸는 꿈 ․ 33 | 집의 온기, 건축의 온기 ․ 37 | 내 마음의 꽃밭 ․ 41 | 살강 ․ 45 | 경계가 없는 ․ 50 | 금산주택 ․ 54 | 땅에 대한 예의 ․ 61 | 까사 가이아 ․ 65 | 보이지 않는 집, 기록의 건축 ․ 73 | 수납되는 삶에서 벗어나기 ․ 77 | 물은 제 갈 길을 간다 ․ 81 | 집의 이름 ․ 85 | 서백당처럼 살고 싶다 ․ 89 | 초심을 지키는 일 ․ 93 | 즐거운 마음 ․ 97 | 처음도 과정도 결과도 즐거운 중도의 집 ․ 101 | 건축의 즐거움 ․ 109
제2장 오래된 시간이 만드는 건축
집을 생각한다 ․ 121 | 모든 것에는 시간이 담긴다 ․ 129 | 궁전의 장엄 ․ 132 | 일탈의 공간 ․ 138 | 시간을 담은 벽, 통의동 옛집 ․ 143 | 명당 ․ 148 | 느티나무 그늘 ․ 152 | 그림 ․ 155 | 좋은 집은 주인을 닮는다 ․ 161 | 이야기라는 공간 ․ 171 | 마고 할머니와 지리산 호랑이 ․ 176 | 비너스 모텔 ․ 185 | 청래골 푸른 이끼 집 ․ 188
제3장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
사과 ․ 201 | 지리산 바윗돌 ․ 204 | 빛 ․ 209 | 숭림사 ․ 214 | 손때가 묻은 오래된 것들 ․ 221 | 속도 ․ 224 | 밀레니엄 ․ 230 | 산천재 ․ 234 | 허위의식 ․ 241 | 병산서원 ․ 244 | 소외 ․ 248 | 송광사 ․ 253 | 들꽃처럼 피어나는 집 ․ 259
제4장 나무처럼 자라는 집
첫 만남 ․ 267 | 상산마을 ․ 275 | 설계의 단서들 ․ 281 | 땅의 내력 ․ 288 | 집을 그리기 시작하다 ․ 297 | 첫 번째 보고 ․ 303 | 나무가 살린 집 ․ 312 | 투명한 집 ․ 319 | 마당과 풍경 ․ 326 | 두 개의 속도 ․ 330 | 봄을 기다리는 동안 ․ 334 | 집을 짓기 시작하다 ․ 339 | 여름 동안 ․ 347 | 집이 자라기 시작하다 ․ 353
에필로그 : 집으로 가는 길 ․ 360
참고문헌 ․ 366
리뷰
책속에서
제가 지어본 중 가장 작은 집은 오래된 상가주택의 옥상 물탱크실과 계단참 사이에 있는, 폭이 2.4미터 깊이가 6미터 정도 되는 작은 공간에 꾸며준 신혼집입니다. 아주 좁았지만 다행히 층고가 4미터가량 되어 복층을 만들어 부족한 공간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작은 공간에 화장실과 옷방, 침실 심지어 작은 주방까지 만들어 넣었습니다. 같이 꿈을 꾸고 즐겁게 이야기하는 동안 작은 집은 완성되었습니다. 지은 지 오래되어 습기 먹은 신문지처럼 후줄근해진 상가건물 꼭대기에 작은 선물 상자 같은 예쁜 공간을 끼워넣으니 신혼부부는 물론 건물까지도 기뻐하는 것 같아 덩달아 저까지 흐뭇했습니다. 같이 꾸는 꿈은 참 행복합니다. 「모두가 같이 꾸는 꿈」
2019년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대학에서 강연한 적이 있습니다. 건축과 학생들과 더불어 다양한 사람이 모여 약간 당황스러웠는데요, 아마 요즘 강하게 부는 한류의 영향도 있었을 겁니다. 아무튼 진지하게 듣는 그들의 열의에 감복해 열심히 이야기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많은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건축에서 왜 땅이 중요하다는 것인가?”였습니다. 강연 중에 ‘건축은 땅에서 시작되므로 땅과의 타협이 중요하고, 건축가는 반드시 땅에 대한 존경을 가져야 합니다’는 이야기를 강조했기 때문인 듯했습니다. 오히려 저는 반문했습니다. “왜 땅이 중요하지 않은가요?” 「땅에 대한 예의」
우리는 이상한 강박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즐겁게 산다는 것은 인생을 낭비하는 자세라는, 그런 강박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시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럴 때 “즐겁게 살아도 돼”라고 누군가 이야기해준다면 그 얼마나 자유로워질까요? 부처님의 가르침이 원래 그것이며, 다만 많은 시간이 지나는 동안 여러 역사적·지역적인 요소가 통합되며 불교의 처음 정신이 많이 훼손되었다고 합니다. 설계를 협의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내는 사이, 건너편 산 위에 짓기로 한 법당과 선방 등 주요 시설들이 제가 설계하는 대지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러기 위해 옆에 바로 붙은 땅이 추가로 포함되었습니다. 「처음도 과정도 결과도 즐거운 중도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