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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외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88959525089
· 쪽수 : 304쪽
책 소개
책속에서
레베카는 이상한 안도감을 느꼈다. 거기에 실망감과 갑작스러운 혼란스러움까지. 사람이 있다는 건 T-바이러스가 아직 유출되지 않았음을 뜻한다. 하지만 그건 곧 건물에 사람들이 있다는 뜻이고, 순찰을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비밀 작전은 불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이리 어두운 거야? 왜 이렇게 죽은 듯 텅 빈 느낌이지?'
"그럼 작전 중단입니까?"
캐런이 속삭였다. 그런데 데이비드가 대꾸하기도 전에 스티브가 헉, 하고 놀란 숨을 몰아쉬었다. 날카롭게 공기를 들이켜는 그 소리에 레베카의 피가 모조리 얼어붙었다. 그녀의 이성적 사고가 원초적 두려움에 의해 산산이 흩어졌다.
"3시 방향! 크다, 이런 빌어먹을, 거대한……!"
보트가 무언가에 부딪히고 곧이어 솟구치는 검은 물기둥 위로 날아올라 뒤집혔다. 레베카의 시야에 순간적으로 하늘이 들어왔고 이내 차갑고 부패한 점액질 냄새가 느껴졌다. 다음 순간, 그녀는 사방으로 물을 튀기며 검은 바다 속으로 내동댕이쳐졌다.
레베카가 문을 닫고 손을 더듬어 데드볼트를 찾아냈다. 귓속이울려대는 통에 찰칵하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드디어 총성이 멈췄다. 놈들이 질러대는 소리도, 경보음도, 개들이 시끄럽게 짖어대는 소리도, 하다못해 부상자들의 비명이나 신음조차 들리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침묵이 찾아왔다. 후텁지근한 암흑 속에서 오직 스타스 대원들의 떨리는 숨소리만 이어질 뿐이었다.
데이비드가 손전등을 켜 방 안을 살피자 충격과 공포로 굳어 있는 팀원들의 얼굴이 보였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방에 책상과 컴퓨터 장비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었다. 창문은 없었다.
"그거 봤어요? 세상에, 죽지를 않더라고요. 다들 그거 봤냐고요?"
스티브가 딱히 누구에게랄 것 없이 물었다. 하지만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다. 위험에서 잠시 벗어나긴 했지만, 레베카는 혈관 속을 맹렬히 흐르는 아드레날린이 줄어드는 것도, 심장박동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도 느끼지 못했다. 엄브렐러가 T-바이러스를 활용할 새로운 방법을 찾아낸 것이 분명했다.
'싫든 좋든 우리는 놈들을 상대해야만 해.'
그들은 캘리밴 코브에 갇히고 말았다. 그리고 이곳의 괴물들은 총을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