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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외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88959524808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6-04-05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크리스는 지난주 어느 늦은 밤, 어릴 적 친구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떠올렸다. 빌리의 소식을 듣지 못한 지 꽤 오래되었지만 그가 라쿤 시티 경제를 단독으로 책임지고 있는 엄브렐러 제약 회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빌리는 절대 하찮은 일에 겁먹을 친구가 아니었다. 그런데 그의 목소리에 담겨 있던 공포와 절망에 크리스는 퍼뜩 잠에서 깼고, 곧 걱정이 밀려들었다. 빌리는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다고, 아니 우리 모두의 목숨이 위험하다고 이해하지 못할 소리를 하며 제발 마을 외곽에 있는 한 식당에서 자신을 만나 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고, 그 이후로 빌리의 소식을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크리스는 빌리가 사라진 이후 매일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며 머릿속으로 그날의 대화를 되풀이해 떠올렸다. 그 일이 라쿤 시티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려 애썼다. 하지만 외관상으로 보이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 빌리는 내밀한 무언가를 알고 있었다는 확신이 점점 커져가기만 했다. 경찰이 빌리의 아파트를 수색했지만 이상한 낌새는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크리스의 직감은 빌리가 이미 죽었다고, 그의 입을 다물게 하려는 누군가의 손에 살해당했다고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누구의 지시를 받고 온 거죠?"
그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지금 시점에서는요. 다만 현재 라쿤 시티를 주목하고 있는 아주 높으신 분들이 많다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요? 그럼 그 사람들도 스타스의 '친구'인가요, 트렌트 씨?"
트렌트가 작은 소리로 쿡쿡 웃었다.
"질문은 많은데 시간이 부족하군요. 파일을 읽어보십시오. 그리고 저라면 지금 이 대화를 누구에게도 언급하지 않을 겁니다. 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거든요."
그는 라커룸 뒤편의 문손잡이를 잡은 채 그녀에게 고개를 돌렸다. 잔주름이 잡힌 그의 얼굴에서 돌연 웃음기가 모두 사라졌다. 그의 시선은 진지하고 강렬했다.
"하나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밸런타인 양. 그리고 이건 매우 중요합니다. 명심하십시오. 모든 사람을 다 믿어선 안 됩니다. 그리고 모두가 다 겉과 속이 일치하는 것도 아닙니다. 당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까지 모두 말입니다. 살아남고 싶다면 지금 내가 한 말을 명심하는 게 좋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