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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59526642
· 쪽수 : 552쪽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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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올랐다. 혹독하리만치 춥지만 청명한 하늘을 향해.
"피렌체의 에지오 아디토레.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쓰러진 여행자 위로 놈들이 에워싼 채 좁혀왔다. 그들은 여전히 긴장하고 여전히 겁에 질린 상태로 여행자와 미늘창만큼의 거리를 두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감히 승리를 자신하지 못했다. 이윽고 창끝이 여행자의 등에 닿았다. 조금이라도 움직였다간 죽은 목숨이었다.
하지만 여행자는 죽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아직은.
군홧발이 바위를 밟는 소리가 들렸다. 한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여행자가 슬쩍 고개를 돌리자 머리를 짧게 깎은 대장이 자신을 내려다보는 모습이 보였다. 얼굴에 난 기다란 흉터가 잔뜩 성난 듯 꿈틀거렸다. 여행자가 입 냄새를 맡을 수 있을 정도로 놈이 가까이 몸을 굽혔다.
대장은 여행자의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로만 후드를 벗겼다.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는 듯 대장이 미소를 지었다.
"아, 멘토께서 드디어 오셨군. 피렌체의 에지오 아디토레.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알아챘겠지만 말이야. 꽤 충격적이지 않나? 네 형제단의 옛 근거지가 우리 수중에 있다는 것이? 하지만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지. 너희들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우리가 이길 수밖에 없었거든."
놈이 똑바로 몸을 세우고는 에지오를 둘러싼 이백여 명의 병사들에게 날카롭게 명령했다.
"놈을 작은 탑의 감방으로 데려가라. 먼저 족쇄부터 채워라, 아주 단단히."
그들이 에지오를 일으켜 세우고는 다급히, 초조한 몸짓으로 재빨리 그를 묶었다.
"감방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 조금 걷고 계단을 아주 많이 오르면 되지. 그런 다음에는 기도를 올리는 게 좋을 거다. 내일 아침 교수형에 처해질 테니 말이야."
대장이 말했다.
그들 머리 위 높은 곳에서 독수리가 먹이 사냥을 계속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올려다보지 않았다. 맹금류의 아름다움도, 새가 누리는 자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