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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59528172
· 쪽수 : 328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산문? 소설인가요? 아님 수필? 교훈적인 이야기? 맙소사, 단델라이온! 우리 좀 그만 괴롭히고 뭘 쓰고 있는지 말해줘요!"
뱀파이어 레지스가 뾰족한 이빨을 번쩍였다. 평상시에는 잘 하지 않는 행동이었다.
"회고록이오."
"그게 뭐죠?"
"이 종이 조각들에서 내 인생의 역작이 나오는 거요. 이 회고록의 제목은 '시의 50년'이지."
단델라이온은 종이들이 가득 담긴 상자를 보여주었다.
"말도 안 되는 제목이군. 시는 나이가 없잖나."
카히르가 냉정하게 말했다.
"만약 있다고 해도 분명 그것보다는 나이가 많겠죠."
레지스도 거들었다.
"이해를 못하는군. 이 제목은, 그러니까 저자가 더 많지도 적지도 않게 시의 여신에게 50년을 봉사했다는 뜻이야."
시리는 발레 동작을 연상케 하는 피루엣으로 모래에 아무 흔적도 남지 않을 만큼 가볍게, 이들 사이로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헝클어진 머리의 남자가 움직이는 중에, 시리는 쳐야 할 곳을 쳤다. 목의 경동맥이었다. 가볍게 쳤던지라 움직임의 리듬은 조금도 잃지 않았고 다음 동작으로 춤추듯 넘어가, 헝클어진 머리의 남자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핏방울 하나 묻지 않았다. 아마란스 빛깔의 옷을 입은 남자는 시리 뒤에서 시리의 목덜미를 치려고 했지만, 등 뒤에서 몰래 하려던 공격은 시리의 번개 같은 칼날에 막혔다. 시리는 곧장 용수철처럼 뛰어올라 양손으로 내리치면서 동시에 허벅지를 비틀어 힘을 더했다. 노움들이 만든 검의 칼날은 마치 면도날처럼 배 속으로 쓰윽 들어갔다. 아마란스 빛깔의 옷을 입은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말고 쓰러졌다. 말가죽 남자가 달려들어 시리의 목에 칼날을 겨누었지만, 시리는 유연한 움직임으로 칼날 중간 부분으로 얼굴을 내리쳐 눈, 코, 입, 턱을 베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