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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59527328
· 쪽수 : 232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게롤트?”
“왜?”
“밀바는 어떻게 됐을까…… 졸탄, 퍼시벌, 레지스…… 다들 어떻게 됐는지 자네도 못 봤지?”
“못 봤어. 어쩌면 싸움이 일어났을 때 칼에 맞았을지도 모르고, 말발굽에 차였을지도 모르지. 난민촌엔 시체가 산처럼 쌓였으니까.”
“난 그 생각에 동의 못해. 졸탄이나 퍼시벌 같은 꾀돌이들이…… 밀바도…….”
단델라이온이 목소리에 희망을 담아 씩씩하게 말했다.
“행복한 상상은 그만하고. 만약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우릴 도와줄 수는 없어.”
“어째서?”
“세 가지 이유지. 첫째, 자기들 문제만으로도 바쁠 테고. 둘째, 지금 우린 수천 명의 병사들이 있는 주둔지 한가운데 헛간 안에 묶인 채 누워 있어.”
“그럼 세 번째 이유는 뭔데? 이유가 세 가지라면서.”
“세 번째는, 이번 달의 기적은 케르노프의 여자들이 헤어졌던 자기 가족들과 조우하는 데 다 썼거든.”
게롤트가 지친 목소리로 대답했다.
닐프가드군은 소매에 은색 자수로 전갈이 새겨져 있었다. 카히르는 자신의 긴 칼을 뽑아 두 명을 재빨리 베고, 게롤트 역시 두 명을 시힐로 해치웠다. 그런 후에 다리의 난간으로 올라가 난간 위를 달리며 적들을 공격했다. 난간 위에서 중심을 잡는 것 정도는 게롤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곡예사 같은 유려한 동작에 공격하던 닐프가드 병사들은 모두 놀라 잠시 주춤했다. 그리고 병사들이 잠시 주춤한 사이 드워프의 칼날에 맞아 죽어갔다. 시힐에게 사슬 갑옷은 그저 양모에 불과했다. 나무다리는 어느새 붉은 피로 낭자했다.
용감한 두 기사의 활약을 지켜보던 다리 위의 병사들은 함성을 질렀고, 차츰 병사의 수가 늘어나더니 전투력과 함께 사기가 고양되기 시작했다. 곧이어 조금 전까지 공포에 떨던 도망자들이 되돌아왔고 마치 늑대처럼 닐프가드군을 향해 달려들어, 활을 쏘고 도끼를 휘두르고 창으로 찔러대며 손도끼와 갈고리를 내리쳤다. 다리의 난간이 부서지면서 말들은 검은 망토의 기사들과 함께 강물로 떨어졌다. 병사들은 또다시 함성을 지르며 다리 끝까지 전진하기 시작했다. 얼떨결에 군대를 이끌게 된 게롤트와 카히르는 자신들의 의도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원래 계획은 이쯤에서 슬쩍 빠져나와 밀바와 함께 왼쪽 기슭으로 달아날 생각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불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