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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9759170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5-11-16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장 첫째 날 유령
제2장 둘째 날 유령
제3장 셋째 날 유령
제4장 넷째 날 유령
제5장 다섯째 날 유령
에필로그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내가 다니는 모 시립 고등학교는 언덕 위에 있다. 나는 매일 아침 오르막길을 올라 등교한다.
모르는 사람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뭔가 활기가 넘치고 로맨틱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듯하다. 대부분 ‘멋지다’ 같은 반응이 돌아온다. 그러나 그건 사실이 아니다.
현실의 ‘언덕 위에 있는 고등학교’ 같은 건 수해에 강하거나 학생들의 대퇴근이 발달하는 것 외에는 별반 이점이 없다. 외려 생활 면에서는 단점이 더 많다. 예를 들자면 아침. 일분일초를 다투는 등굣길 경주에 골 직전이 오르막길인 상황은 가혹하기 그지없다. 여름철에는 단지 그것만으로 땀범벅이 되고, 겨울철 역시 전기난로 열기로 가득 찬 교실에 완전무장으로 뛰어드니 마찬가지로 땀범벅이 된다.
아키노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예술동 벽에는 옛날 옛적 목이 잘려 살해당한 남학생이 묻혀 있다. 그는 자신을 죽인 자를 찾으려고 해가 지면 벽에서 기어 나와 복도를 배회한다. 그러나 머리가 없어서 사람을 알아보지는 못하고 손에 뭔가가 닿는 즉시 공격한다. 상대에게 철썩 달라붙어 벽 속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 발이 어찌나 빠른지 붙잡힌 도망칠 수도 없다. 설령 도망친다고 해도 그가 엄청난 속도로 따라붙기 때문에 다시 붙들리고 만다. 단 그는 학교 지정 운동화를 신고 있어서 발을 옮길 때 터벅터벅 발소리가 들린다. 따라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그와 맞닥뜨리기 전에 눈치채고 도망칠 수 있다고 한다.
취주악부는 매년 졸업식 전에 3학년을 떠나보내는 송별 연주회를 연다. 이때 연주가 형편없으면 졸업생들은 노골적으로 풀이 죽고 심지어 동아리의 존폐 위기까지 거론된다고 한다. 유령이고 뭐고 상관없이 연습에 집중해야 할 시기이지만 겁먹은 부원을 강제로 복도에서 연습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부장인 다카시마 선배로서는 곤란한 상황임이 분명하다.
“부장님은 유령 같은 건 나오지 않는다고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