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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7737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4-08-09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모란 13
순간을 풀어 주다 15
자이르 17
무거운 연기 18
덮어 놓은 책 20
넘버링 22
건축 24
메멘토 모리 26
잘 가, 를 벗어 나무에 걸고 난 후 27
전경前景 29
사과나무 아래서 나 그대를 깨웠네 30
내가 길거리 가수가 된다면 32
피아노 34
의자라는 이름 36
거기에서(there) 38
너라는 호명 40
수선화에게 42
여름 44
외로운 흙 46
제2부
휴경지 51
청동 여자 52
최초의 감정 54
마를리의 포도밭 56
공기리 사람들 57
해안 보호 59
언니 61
자서自序 63
보로로 부족 처녀의 노래 64
어떻게 그들은 자신들을 만났는가? 66
초승달 축제(new moon) 68
우연들, 봄꽃 69
찢어진 편지 1 71
고등어 길 73
사냥꾼 75
선물 77
빵과 침묵 79
반월역 81
장미 도둑 83
제3부
안녕 엄마 87
꽃 피는 아몬드 나무 89
모여라 슬픔 91
문 93
운디드니, 광주 94
춘파 만 리 96
비명 98
트리하우스 99
진흙 인형 101
사소한 정의 103
앨리스 104
미싱missing 106
우리는 경찰서 뒷마당 나무 의자에 앉아 109
침묵의 입 111
감정 사회 113
제4부
동백 117
장미 요새 118
와유臥遊 119
떠도는 말 120
서천 121
부활 122
퇴행 123
문방구 옆 구제옷 가게 125
도취에 대하여 127
아름다운 계단 129
식탁보 130
링크 131
우연을 담는 컵 132
생일 134
물 아래 외로움 136
사랑 이후의 헤일로halo 138
해설
이성혁 시, 죽음의 신성이 현현하는 장소 140
저자소개
책속에서
모란
모란에 갔다
짐승 태우는 냄새 같기도 하고
살점 말리는 바람 내음 같은 것이 흘러오는
모란에 가서 누웠다
희게 흐르는 물 베개를 베고
습지 아래로 연뿌리 숙성하는 소리를 들을 때
벽 너머 눈썹 검은 청년은 알몸으로 목을 매었다
빈방엔 엎질러진 물잔, 물에 젖은 유서는
백 년 나무로 환원되고 있었다
훠이 훠이 여기서는 서로가 벽을 뚫고 지나가려 한다
서로의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나온다
어른이 아이가 되기도 하고
여자가 남자가 되기도 한다
한낮 같은 세상을 툭 꺼 버리지 말고
그냥 들고 나지 그랬니
무덤들 사이에 아이처럼 누워
어른임을 견딜 때,
궁창의 푸른 갈비뼈 틈에서 솟는 악기 소리
먹먹한 귓속에 신성을 쏟아붓는다
슬픔이 밀창을 열고
개다리소반에 만산홍엽을 내오는 곳
모란에 가서 잤다
오색등 그늘 밑에서 잤다
내력들이 참 많이 지나가는 곳에서
사람의 아들, 그의 불수의근을 베고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