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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왕, 여기 잠들다

아서왕, 여기 잠들다

필립 리브 (지은이), 오정아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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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왕, 여기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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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아서왕, 여기 잠들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60511026
· 쪽수 : 383쪽
· 출판일 : 2010-08-13

책 소개

SF 소설 <모털 엔진>의 작가 필립 리브가 선보이는 새로운 아서왕 이야기. 다른 아서왕 신화가 등장인물의 신비하고 영웅적 면모를 부각한 판타지인 것과 달리, 이 작품은 그 시대에 실제로 존재했을 법한 사람들과 사건을 그리고 있다. 필립 리브는 "마법과 환상, 로맨스를 걷어 내고 그들이 정말로 어땠을까를 상상했다."고 한다.

저자소개

필립 리브 (지은이)    정보 더보기
영국 브라이튼 출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삽화가이다. 첫 번째 소설인 <모털 엔진>으로 ‘네슬레 스마티즈 도서상’ 금상과 ‘블루 피터 도서상’을 수상했으며, <히어 라이스 아서>로 카네기 상을 수상했다. 성인 독자들을 위한 깊이 있는 작품은 물론, <올리버와 시위그>, <얼어붙은 북쪽의 퍼그>처럼 어린 독자들을 위한 신나는 이야기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써 내며 재기 발랄하고 독창적인 세계관과 캐릭터들을 창조하고 있다. 필립 리브는 현재 다트무어에서 아내와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걷는 것과 그림 그리기, 글을 쓰고 읽는 것에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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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아 (옮긴이)    정보 더보기
동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번 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섀도우 헌터스』, 『페넘브라의 24시 서점』, 『파리에서의 점심』, 『더 라스트 레터』, 『원 플러스 원』, 『나는 왜 시간에 쫓기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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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야기가 끝나자 정적이 흘렀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들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을 보았고, 그것과 똑같은 표정이 내 얼굴 위에도 얹혀 있음을 느꼈다. 마법에 걸린 표정.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마르딘의 이야기를 진정으로 믿었다는 말이 아니다. 녹색 인간이 이곳에 발을 들이거나, 잘린 머리를 손에 들고 성큼성큼 걸어 나간 적 따위는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방금 들은 이야기가 어느 정도 진실이라고 느꼈다. 아서마저 그렇게 느꼈다. 곁에는 쿠나이드를, 발치에는 사냥개 카발을 거느리고 자신의 커다란 의자에 느긋하게 기대앉은 아서마저도.
짧은 순간, 현실의 아서와 이야기 속의 아서가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이야기의 일부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11장


"그윈!" 누군가 나를 소리쳐 불렀다. "그윈!"
베드위르였다. 동쪽의 목초지에서 데위를 발견해 데려오고 있었다. 우리 부대원들이 거기서 전리품을
챙기는 중이었다. 베드위르가 달려오더니 나를 덥석 끌어안았다. "우리가 이겼어." 그건 승리를 기뻐하는 목소리가 아니었다. 오히려 질문처럼 들렸다. 우리가 여태 살아 있는 것이 믿기지 않다는 듯이. "색슨족 한 놈을 죽였어. 내가 한 놈을 죽였다고, 그윈. 우리가 이겼어."
베드위르가 나를 꽉 끌어안았다. 베드위르한테서 땀 냄새와 피 냄새가 났다. 그의 턱에서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가늘고 여린 수염 때문에 그의 얼굴이 내 얼굴에 닿자 따끔거렸다. -17장


배에 날카로운 통증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다. 몸 아래 매트리스가 갑자기 질퍽한 느낌이 들었다. 축축한 부분에 손을 댔다가 창으로 들어온 달빛에 비춰 보니 손가락이 거무스름하게 피로 물들어 있었다.
내가 죽어 간다고 생각했다. 베이든 전투 이후 그렇게 많은 피를 본 건 처음이었다. 그때도 다른 사람의 피였지 내 몸의 은밀한 부분에서 흘러나온 피는 아니었다. 내 울음소리에 다른 소녀들이 잠에서 깨어났고, 내가 용 얘기로 그들을 겁주면서 그랬던 것처럼 어이없어 했다. 노니타는 내가 생리를 시작한 것뿐이라면서 세상의 모든 여자가 똑같은 일을 겪는다고 했다. 우리에겐 바다처럼 밀물과 썰물이 있고, 달이 우리의 피를 불러낸다고. 그것도 몰랐느냐고. -2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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