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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60901773
· 쪽수 : 100쪽
· 출판일 : 2014-01-10
책 소개
목차
서문|화가 실비아 플라스 ··07
영국에서··15
프랑스에서··45
스페인에서··59
미국에서··77
옮긴이의 말··94
작가 연보··96
리뷰
책속에서
1958년 3월 22일 외할머니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어머니는 열정적인 어조로 이렇게 말한다. “엄마, 나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예술적 원천을 찾았어. 바로 그림이야. 앙리 루소나 고갱, 파울 클레, 데 키리코처럼 원초적 기운이 넘치는 작가들. (매주 청강하는 ‘현대미술사’ 시간에 교수님이 추천하는 대로) 미술 도서관에서 빌려온 아름다운 책들이 책상에 가득 쌓여 있어. 일 년 동안 간헐 온천수를 병에 꼭꼭 담아놓았던 것처럼 참신한 생각과 영감이 마구 샘솟고 있어.”
난, 그저 혼자 있는 게 좋아. 독약 피하듯 사람들을 피하게 돼. 사람들하고 같이 있는 게 그저 싫어. 그런데도 난 책상에 앉아서 갓 입학한 여학생들이 끝없이 묻는 질문에 일일이 대꾸를 해주고 있어. 이상한 사실은 그러다 보면 어느덧 내가 꽤나 재미있는 사람이 되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사람들을 웃기고 있다는 거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렇게 사무적으로 일도 잘 처리하고, 감쪽같이 정체까지 숨긴 채 성한 사람처럼 행동하는 내가 경탄스러울 따름이야.
테드와 이곳저곳 다녔는데 내가 펜과 잉크로 세밀화를 그리는 동안 테드는 옆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때로는 그저 생각에 잠겨 있었어. 내가 그림 그리는 동안에 나와 함께 있는 게 좋대. 내 그림도 좋아하고. 내가 펜을 움켜잡고 재빨리 스케치하는 모습은 또 얼마나 좋아하는데. 베니돔에서 그린 그림, 보고 싶겠지만 엄마, 조금만 기다려. 내 생애 최고의 걸작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