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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외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88961703376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3-07-30
책 소개
목차
검은 고양이
황금 곤충
모르그 거리의 살인 사건
절름발이 개구리
아몬티야도 술통
도둑맞은 편지
어셔가의 몰락
고자질하는 심장
붉은 죽음의 가면
역자 해설
작가 연보
리뷰
책속에서
지팡이로 친 벽의 울림이 사라지자마자 무덤 안에서 답을 하듯 소리가 들려오는 게 아닌가! 그 소리는 처음에는 어린아이의 흐느낌처럼 작게 띄엄띄엄 들리더니 이내 길고 커다랗게 계속 이어지는 비명으로 변했다. 그것은 아주 기이하면서 도저히 인간의 것이라고는 할 수 없는 울부짖는 소리로, 공포와 승리감이 반반씩 뒤섞인 날카로운 절규였다. 지옥의 고통에 몸부림치는 저주받은 자들의 목구멍에서 나오는 소리와 그러한 지옥살이를 크게 기뻐하며 악마들의 목구멍에서 나오는 소리가 합쳐진 듯한 오직 지옥에서만 나올 법한 소리였다.
이제 내가 지금까지 자네의 주의를 환기시킨 점들-특이한 목소리, 보기 드문 민첩성, 그리고 대단히 놀랍게도 이토록 극악무도한 살인 사건에 범행 동기가 없다는 점-에 계속 유의하면서 살인 그 자체를 살펴보도록 하세. 한 여자가 목 졸려 살해당한 뒤 굴뚝에 거꾸로 처박혔네. 보통의 살인범이라면 이런 방식으로 살인을 저지르지 않아. 특히 시체를 그렇게 처리하지는 않지. 시체를 굴뚝에 쑤셔 넣은 그 방식에는 극도로 기괴한 뭔가가 있단 걸 자네도 인정할 걸세. 우리가 그런 짓을 저지른 자들을 가장 저열한 인간들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인간의 행위에 대한 우리의 통념과는 절대 양립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단 걸 말일세. 또한 시체를 그렇게 좁은 구멍에 밀어 넣으려면 힘이 얼마나 세야 할지도 생각해 보게.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해 겨우 끌어 내릴 수 있었다질 않나!
어떻게 그 생각이 처음 떠올랐는지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단 그 생각을 품게 되자 그것은 밤낮으로 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거기엔 목적이 없었다. 열정도 없었다. 나는 그 노인을 정말 좋아했다. 그 노인은 내게 나쁜 짓을 한 적이 전혀 없었다. 내게 모욕을 준 적도 전혀 없었다. 내가 그 노인이 가진 재물을 탐낸 것도 아니었다. 아마도 그건 그 노인의 눈 때문이 아니었을까! 맞다, 바로 그것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의 한쪽 눈은 독수리의 눈을 닮았는데, 엷은 막으로 덮인 연한 파란색 눈이었다. 그 눈이 내게로 향할 때마다, 나는 피가 차갑게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그리하여 나는 그 노인의 목숨을 빼앗아 그 눈에서 영원히 벗어나야겠다고 점차, 아주 조금씩 마음을 먹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