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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62590296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오니카나와 코코로
-별 모래를 병에 가득 담아가지고 돌아가면 행복해 진다는 이야기…-
눈물의 오키나와
느끼는 오키나와
먹는 오키나와
걷는 오키나와
노는 오키나와
도쿄 코코로
-어느 날 일어나 보니 토끼가 되어 있었다.-
도쿄를 보다
Scene one
Sayuri's picks
도쿄를 걷다
Scene Two
Sayuri's picks
도쿄를 먹다
Scene Three
Sayuri's picks
도쿄를 입다
Scene Four
Scene Five
Sayuri's picks
도쿄를 맡다
Scene Six
일본 응용 편
리뷰
책속에서
공원에서 부치 군과 마주쳤다.
너는 온몸이 복슬복슬했다.
그렇다고 해도 털이 많다는 것은 아니다.
왜나면 부치 군은 개였으니까.
부치 군을 키우는 주인은 홈리스 아저씨다.
아저씨는 자전거에 플라스틱 페트병을 잔뜩 묶어 싣고,
내가 인사를 하면 앞니 빠진 얼굴로 “하하하”하고 웃었다.
너는 소심해서 내가 쫓아가면 공원의 미끄럼틀 밑으로 숨거나
아저씨 뒤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
아저씨는 “부치 군은 남자니까 여자가 쫓아오는 게 익숙하지 않아. 좀 기다려”라고 말하며, 양손으로 부치 군의 머리를 잡아 내 앞에 데려왔다.
나는 속으로 ‘아저씨, 개를 그렇게 잡으면 동물애호협회한테 고소당해요’라고 생각했지만, 부치 군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내 앞에 끌려온 부치 군은 부끄러운 듯이 혀를 내밀었다.
부치 군에게 인사를 하자 부치 군은 뭔가 말하고 싶다는 듯한 눈을 하고 아저씨가 있는 쪽을 흘끔 보았다. 아저씨는 “자 인사해. 부치라고 똑바로 너를 소개 해”라는 무리한 명령을 했다.
부치 군은 나를 보고는 주눅 든 것처럼 머리를 푹 숙였다.
해질녘 하늘이 부드러운 빛으로 부치 군과 아저씨와 나를 비추고 있다.
태양이 져가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아저씨는 기쁜 듯이 소주를 마셨다.
그리고 “부치는 이런 즐거움을 몰라”라고 혼잣말인 듯 아닌 듯이 말했다.
나는 이 아저씨가 좋아졌다.
아마, 아저씨의 부치 군도 아저씨가 좋은 거겠지.
이제 두 번 다시 그들을 만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아저씨와 부치 군을 가끔 생각한다.
-‘걷는 오키나와’중에서
정말 일본인은 다른 사람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걸까. 이건 확실히 실험해 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이것을 읽고 있는 여러분께 대충대충 적당히 말하고 싶지 않다.
나는 진실을 전하지 않으면 안 돼! 라고 생각해서,
시부야로 밤 10시에, 잠옷을 입고, 머리에 샤워 캡을 쓴 그 모습으로 외출했다.
조수인 카즈코 씨(엄마)도 함께 갔기 때문에 혼자가 아니었던 만큼, 대담하게 행동 할 수 있었다. 시부야에서 어슬렁거리는 나를 누구도 보는 사람이 없었다.
조수인 카즈코씨는 “우리를 병원에서 탈출했다고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니야”라고 예리한 의견을 내놓았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우리들은 아버지가 기다리는 집으로 향하는 택시에 올라탔다.
나는 택시 안에서 얼굴에 팩을 하기 시작했다.
택시 운전수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기대했지만, “우리 딸도 목욕 후에 팩을 하고는 하지요”라고 말했고, 왠지 모르게 운전수의 가족 이야기로 상황은 종료됐다.
이상 실험결과다.
일본은 내게 상상 이상으로 벅찼다.
-‘도쿄를 보다’중에서
오키나와의 조미료에는 시마 토오가라시(島とうがらし)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아와모리(오키나와 소주)에 고춧가루를 넣은 소스다.
한국에서는 감기에 걸리면 소주에 고춧가루를 넣어 마신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걸로 정말 감기가 낫는다면 오키나와 사람들은 일 년 내내 감기예방을 하고 있다는 거잖아. 대단해! 오키나와!
-‘먹는 오키나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