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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62602302
· 쪽수 : 396쪽
· 출판일 : 2010-08-27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약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원하는 건 확신입니다.”
그는 권총을 소파에 내려놓았다. 총구는 여전히 그의 앞에 서 있는 하버란트를 향했다.
“제가 정말로 존재한다는 증거를 대보십시오.”
하버란트는 뒷목을 잡더니 백발의 머리통에서 맥주병 뚜껑만한 크기의 머리카락이 빠져 휑한 자리를 긁적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인간과 짐승의 차이를 무어라고 생각하는지 아나?”
그는 잠에 취해 불안하게 신음하는 바구니 속 개를 가리켰다.
“의식이라고 생각한다네. 우리는 왜 우리가 존재하는지, 언제 죽을 것이며 죽은 후엔 무슨 일이 일어날지 고민하지만 동물은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 여부 따위에 전혀 관심이 없거든.”
“그냥 호기심에서 묻는 건데, 그 약을 먹으면 어떻게 되나요?”
그사이 스펀지에 배어 있던 붉은색은 거의 완전히 사라졌다.
“기억상실을 유발시킨 후에 말씀이십니까?”
“네.”
“아주 간단합니다. 다시 충전시키는 거지요.”
“네?”
“물론 진심으로 되찾고 싶은 기억과 경험만요. 컴퓨터의 포맷과 비슷하지요. 시스템에 생긴 결함의 이유를 모를 땐 싹 다 지워버리는 게 최고입니다. 그런 다음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하나씩 다시 깔면 됩니다. 우리 실험도 마찬가지지요. 물론 그 전에 집중 설문조사를 통해 환자가 어떤 것을 기억하고 싶은지 결정해놓습니다. 따라서 당신에게도 인위적인 역행성 기억상실을 유발시킨 후 연이은 회복 단계에서 과거를 대면시킬 겁니다. 물론 아내와 관련된 경험은 제외되겠지요.”
“아니요, 내 말은 당신이 실험에 참가한 게 오늘부터가 아니라는 거죠.”
“뭐라고요?”
“그래서 당신을 데려온 겁니다. 당신에게 이걸 보여주고 싶어서요.”
그녀가 파일을 펼쳐 양면종이를 꺼냈다. 마르크도 본 적 있는 종이였다. 몇 시간 전에. 병원에서.
“이건….”
…말도 안돼.
“이제 알겠어요? 왜 우리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지.”
마르크가 신청서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빈칸 없이 꽉 채워놓은 가입신청서엔 그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가장 놀라운 건 첫 접수 날짜였다. 10월 1일. 사고가 나던 날. 마르크가 블라입트로이 병원에서 신청서를 작성하기 4주 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