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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63711195
· 쪽수 : 488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지구력 2197년 _7
유배: 지구력 2650년 _29
임무: 지구력 2650년 _109
재탄생: 지구력 2650년 _279
오디세이: 지구력 2652년 _453
역자 후기 _483
리뷰
책속에서
“내 말은 그게 아니야. 어쩌면 아예 연락해 보지 말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거지. 만약에…… 적대적인 외계인이면 어떡해?”
“고도의 문명은 평화적인 법이야.”
디에고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도 알아. 전쟁은 사회적인 광기지. 태양계에는 우리가 쓰기에 충분한 자원이 있었고 출산 위원회도 인구를 일정 수 아래로 잘 조절한 덕분에 한 세기가 넘도록 평화로웠어.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자들이 변명거리로 삼곤 하던 빈곤의 시기와 함께 폭력은 과거가 됐지.”
그녀의 말은 마치 세속의 교리문답처럼 들렸다. 사실이 그렇기도 했다. 제이미가 불쑥 말했다.
“저들은 행성을 통째로 옮기고 있어. 인간이 가진 자원을 탐낼 이유가 없겠지?”
그녀는 몸을 떨고 있었다! 디에고는 일어서서 아내에게 팔을 둘렀다.
“그런데 뭐가 그리 걱정이야?”
제이미가 몸을 바싹 기댔다.
“외계인은 외계인이니까. 외계인 사회가 어떻게 발달했는지 우리 마음대로 가정해도 돼?”
오 년 전까지만 해도 일조 명의 시민들 중 누구도 은하의 핵이 폭발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 사실이 알려지자 자연 보존은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되었다. 오래전에 일어난 초신성 연쇄 폭발의 방사선은 앞으로 이만 년쯤 뒤에 은하의 이 부분을 불모지로 만들 터였다. 상상하기 어렵지만 시민들의 도주 본능이 대규모로 발동했다. 허스와 그 주위를 둘러싼 다섯 개의 자연 보존 지역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게 된 것이다. 그 와중에 협약체는 두 번째로 키어스틴의 동족을 구해 주게 된 셈이었다.
네서스는 은하핵의 폭발을 보고한 외계인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날의 여행에 대해 말을 아끼는 데조차도 그럴듯한 이유가 있는 것 같았다.
독창적인 문명으로 가득한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아는 것과 실제로 그워스의 분투를 지켜보는 건 완전히 달랐다. 그 경험은 키어스틴으로 하여금 잃어버린 고향을 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우주 어딘가에 그워스의 얼음 위성처럼 독특한 실제 세계가 있었다는 것을.
키어스틴은 마음속으로 희미하게나마, NP4를 닮았지만 창백한 푸른색 행성을 떠올렸다. 그녀의 조상들은 행성을 가꾸었고,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했으며, 누구의 도움도 없이 항성 간 우주여행을 시작했다. 그워스의 성취를 인정한다면 조상들 역시 인정받아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그들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어떻게 조직을 구성했을까? 어떤 목표를 세우고 싸웠을까? 어떤 언어로 말했을까? 분명히 시민들이 만들어 준 이 영어보다는 더 논리적이고 구조가 튼튼한 언어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