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4068540
· 쪽수 : 283쪽
책 소개
목차
사이에서 생각하기
몸을 보존하는 법 以存堂記 ·············3
천자문을 싫어한 아이 答蒼厓之三 ··········8
고라니의 크기 答某 ················9
말똥 경단과 여의주 ?丸集序 ············12
사물은 본디 정해진 색이 없다 菱洋詩集序 ·······16
영원한 것은 없다 ?齋集序 ·············21
공(空)을 보아라 觀齋記 ··············24
매미 소리와 귤 향기 蟬橘堂記 ············28
나를 사랑한다는 것 愛吾廬記 ············34
대나무를 사랑한 사람 竹塢記 ············38
울음의 역설 好哭場 ················41
하룻밤에 강을 아홉 번 건넌 사연 一夜九渡河記 ····46
코끼리 이야기 象記 ················52
시간와 역사 馹迅隨筆序 ·············58
백이를 말한다 伯夷論 上 ·············61
밤에 고북구를 나서다 夜出古北口記 ········65
문장가의 마음
글쓰기와 선변(善變) 楚亭集序 ···········73
글쓰기의 요령 騷壇赤幟引 ·············79
귀 울음과 코골이 孔雀館文稿自序 ··········85
습관이 오래되면 천성이 된다 自笑集序 ········89
책 읽기의 단계 素玩亭記 ··············94
천지자연이 독서다 答京之之二 ···········99
사마천과 나비 잡는 아이 答京之之三 ········101
글은 홀로 쓰는 것 答蒼厓 ·············103
매미 소리가 책 읽는 소리 與楚? ·········106
문장의 네 가지, 성색정경 鍾北小選自序 ······108
조선의 노래 ?處稿序 ···············112
몰두해야 이룬다 炯言挑筆帖序 ···········117
비슷함을 구하지 말라 綠天館集序 ·········120
속 빈 강정과 개암 旬稗序 ·············124
생활의 발견
머리 기른 중 髮僧菴記 ··············131
새벽달은 누나의 눈썹 같고 伯?贈貞夫人朴氏墓誌銘···139
여름날의 추억 夏夜?記 ··············142
스승과 제자 酬素玩亭夏夜訪友記 ··········145
취해서 운종교를 거닐다 醉踏雲從橋記 ········152
말 머리서 무지개를 보다 馬首虹飛記 ········157
친구 석치를 조문함 祭鄭石癡文 ··········160
친구를 잃은 슬픔 與人 ··············163
여행길에서 꿈꾸다 渡江錄 七月六日 ·········166
유리창에서 고독을 외치다 關內程史 八月四日 ····171
현실과 사회
벗을 사귀는 방법 會友錄序 ············179
백영숙이 기린협으로 간 까닭 贈白永叔入麒麟峽序 ···185
열녀 함양 박씨의 죽음 烈女咸陽朴氏傳 ·······188
오랑캐란 모함에 대한 변명 答李仲存書 ·······196
친구는 제2의 나 繪聲園集跋 ············200
북학의 참뜻 北學議序 ···············204
송욱, 미치다 念齋記 ···············209
진정한 볼거리 壯觀論 ···············213
요술보다 무서운 것 幻?記後識 ··········221
민 노인 이야기 閔翁傳 ··············228
참다운 친구, 예덕선생 穢德先生傳 ·········241
호랑이의 꾸짖음 虎叱 ··············249
해설 ······················269
지은이에 대해 ··················278
옮긴이에 대해 ·················282
리뷰
책속에서
●마을의 어린애에게 천자문을 가르치다가 읽기 싫어하기에 꾸짖었더니, 그 애가 말합디다.
“하늘은 푸르고 푸른데 하늘 천(天) 자는 푸르지가 않아요. 그래서 읽기 싫어요.”
이 아이의 총명함이 창힐을 굶어 죽이겠소.
●백호 임제가 막 말을 타려 할 때였다. 하인이 나서며 말렸다. “나리! 취하셨는뎁쇼. 짚신과 가죽신을 한 짝씩 신으셨습니다요.” 백호가 꾸짖으며 말했다. “길 오른편에서 보는 자는 내가 짚신을 신었다고 할 테고, 길 왼편에서 보는 자는 내가 가죽신을 신었다고 할 텐데, 뭐가 잘못이란 말이냐?” 이로 미루어 말하자면 세상에서 보기 쉬운 것으로 발만 한 것이 없으나, 보는 방향이 같지 않으면 짚신인지 가죽신인지도 구별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참되고 바른 견해는 진실로 옳다 그르다 하는 시비의 가운데에 있는 것이다. 땀에서 이가 생기는 것은 지극히 미묘해서 살펴보기 어렵다. 옷과 살갗의 사이에는 본래 빈틈이 있는데 떨어진 것도 아니고 붙어 있는 것도 아니며, 오른쪽도 아니고 왼쪽도 아니니 누가 그 가운데[中]를 얻겠는가? 말똥구리는 자신의 경단을 아껴 여룡의 구슬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여룡 역시 자신에게 구슬이 있다 해서 저 말똥구리의 경단을 비웃지 않는다.
●저 허공 속을 날며 우는 새는 얼마나 생기가 넘칩니까? 그런데 허무하게 ‘새 조(鳥)’라는 한 글자로 생기를 말살해 빛깔도 없애고 모습과 소리를 삭제하고 맙니다. 마을 모임에 나가는 촌 늙은이의 지팡이 끝에 새겨진 새와 뭐가 다르겠습니까? 어떤 이는 늘 쓰는 말이 싫다고 가볍고 맑은 글자로 바꿔 볼까 해 ‘새 금(禽)’ 자로 바꿔 쓰기도 합니다. 이는 책만 읽고 글을 쓰는 자들에게 나타나는 병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푸른 나무 그늘진 뜰에 철새가 짹짹거립니다. 부채를 들어 책상을 치며 크게 외쳤지요.
“이것이 내가 말한 ‘날아가고 날아온다’는 글자고, ‘서로 울고 서로 화답한다’는 글이다. 온갖 빛깔을 문장이라고 한다면 이보다 더 나은 문장은 없다. 오늘 나는 글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