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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4477281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5-12-11
책 소개
목차
머리말
모든 떠남에 대하여
여행 떠나기
별을 보여 줍니다
바다와 호수
그해 여름
가을 보내기
아름다운 것은 때가 있다
모든 떠남에 대하여
귀향기
스무 살 고개
서른 살 고개
귀향기(歸鄕記)
그래도 봄은 온다
봄을 맞이하며
코스모스가 있는 풍경
개러지 세일
자전거를 타면서
일레인 이야기
일레인 이야기
이발사 프랭크
베티와 벤
사라진 래리
길거리의 이웃들
어느 젊은 과학자
테리의 추억
고향을 돌아보라
고향을 돌아보라
산(山)아, 푸른 산아
감을 앞에 놓고
한길 옆 우리 집
친절의 파장(波長)
장애인에 대한 배려
어머니의 초상화
안동역에서
보초와 ‘동백아가씨’
흐르는 시간에 대하여
새 밀레니엄을 맞이하며
나이를 먹는다는 것
‘산 자’와 ‘죽은 자’
흐르는 시간에 대하여
과거로 가는 여정
금아(琴兒) 피천득 선생님
난정(蘭丁) 어효선 선생
스티븐 호킹을 생각하며
유진 오켈리
방랑자의 길
어머니와의 이별
아버지의 빈자리
개구쟁이의 추억
소년 시절 친구
아카시아와 교도소
한글날과 결혼식
선생님의 눈물
두 아들
방랑자의 길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머니는 그날 밤에 뇌일혈(腦溢血)로 쓰러져서 다음 날 새벽에 돌아가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당시 어떻게 그런 생각이 났는지 모르지만, 좌우간 나는 그 경황이 없던 가운데 시장길의 스냅 사진사를 찾아갔다. 이젠 이 세상에서 다시 볼 수 없게 된 어머니의 가장 생생한 모습이 그 사진 속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복잡한 시장 거리에서 어렵게 찾은 사진사에게 전날 우리 어머니와 나를 찍었던 사진을 찾고 싶다고 했더니 사진사는 찍은 직후에 말하지 않았다면 이제 와 그 많은 필름 속에서 그 ‘스냅 사진’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지금 같았으면 그날 찍은 모든 사진을 다 사겠다고 나섰겠지만 어린 소견에 그런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다.
나는 ‘아아, 어머니의 모습은 이젠 어디에서도 볼 수 없게 되었구나’ 하며 햇빛이 눈부시게 쏟아지던 거리를 눈물을 흘리며 돌아왔다.
돌아가실 때의 우리 어머니는 마흔아홉 살이었다. 옛말에 부모의 죽음을 ‘천붕’(天崩)이라 표현했다. 하늘이 무너진다는 말이다. 나에겐 문자 그대로 하늘의 한 모퉁이가 무너져 내린 느낌이었다. 나는 정말 어머니의 죽음을 믿을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 어머니는 온화한 성격에 항상 조용조용히 말씀하시는 분이었다. 나는 어머니가 큰소리 내시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끊임없이 격려해 주시고 감싸 주시던 어머니였다. 집에 들어오면서 “어머니” 하고 부르면 언제나 푸근한 웃음으로 꼭 안아 주셨기 때문에 나는 지금도 어머니의 체취를 기억한다.
방랑자의 길 _ 〈어머니와의 이별〉 중에서
우리가 창문을 열고 밤하늘을 통해 바라보는 별이든, 천체망원경을 통해 바라보는 별이든, 아직도 그것은 감각의 세계의 것은 아닐지 모른다. 더구나 우리 눈에 보이는 별 중에는 이미 오랜 옛날에 반짝이다가 타 없어져 버리고 그 형상의 빛이 아득한 먼 길을 타고 와서 지금에야 우리 눈에 포착되는 경우도 많다니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환상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밤하늘의 별을 내 눈으로 확인하려는 우리의 호기심도 무의미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별을 바라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모처럼 우리가 생존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기도 하다. 아득한 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별을 바라볼 때 어느 누구도 거대한 우주 공간 속에서 섬광처럼 존재했다 사라지는 우리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보지 않을 수 없다.
모든 떠남에 대하여 _ 〈별을 보여 줍니다〉 중에서
젊은 시절에는 경치 좋은 곳에 가서도 우선 ‘인증사진’부터 찍으려 하고, 특별한 사건이나 사람들과의 의미 있는 만남이 있을 때도 사진으로 기억해 놓으려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마음이다. 그러곤 생각이 날 때마다 그 사진들이 정리된 앨범을 뒤적여 보며 흐뭇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년을 지나면서 언제부턴지도 모르게 사진을 찍는 열정도 사라질뿐더러 앨범을 들춰 보는 기회도 드물어지게 된다. 그러나 책장 한구석에 놓여 있는 앨범에 어쩌다 눈길이 갈 때면 그 앨범 속에 한창 시절의 삶의 족적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이 되는 것이다.
귀향기 _ 〈개러지 세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