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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지구과학 > 지구
· ISBN : 9788964621622
· 쪽수 : 460쪽
· 출판일 : 2021-07-09
책 소개
목차
머리말
감사의 글
01 응회암: 불카누스의 분노―베수비오 화산의 분출
02 천연 구리: 아이스맨과 구리의 섬
03 주석석: 카시테리데스와 청동기시대
04 경사 부정합: 태초의 흔적과 지질학적 시간의 광대함
05 화성암맥: 지구의 거대한 열기관, 마그마의 기원
06 석탄: 산업혁명의 불꽃을 일으킨 암석
07 윌리엄 스미스와 영국의 암석: 세상을 바꾼 지도
08 방사성 우라늄: 암석 속의 시계
09 콘드라이트 운석: 우주에서 온 전령―태양계의 기원
10 철-니켈 운석: 다른 행성의 핵
11 달의 기원과 월석: 초록색 치즈인가, 사장암인가?
12 지르콘: 초기 대양과 생명체―모래알 속의 증거
13 스트로마톨라이트: 시아노박테리아와 가장 오래된 생명체
14 호상 철광층: 초기 지구의 대기
15 저탁류 퇴적층: 시생대의 퇴적층과 해저 산사태
16 다이어믹타이트: 열대의 빙하와 눈덩이 지구
17 외래 암층: 방랑하는 화석과 유람하는 지괴
18 기반암: 알프레트 베게너와 대륙이동설
19 백악: 백악기의 바다와 온실 지구
20 이리듐층: 공룡의 죽음
21 천연 자석: 고마술은 어떻게 판구조론을 만들어냈는가?
22 청색편암: 섭입대의 수수께끼
23 샌앤드레이어스 변환단층: 지진이다!
24 메시나의 증발암: 지중해는 사막이었다
25 빙하표석: 시인, 교수, 정치가, 문지기, 그리고 빙하기의 발견
부록: 한국의 경관과 박물관
옮긴이 후기
그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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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1991년 9월 19일, 오스트리아령 알프스 산맥에서 등산을 즐기던 두 명의 독일인 여행가는 3210미터 높이에 있는 공식 등산로를 벗어나서 지름길로 가고 있었다. 산길을 걸어가던 두 사람은 얼음 속에 꽁꽁 얼어 있는 거무스름한 물체를 발견하고 처음에는 다른 등산객이 버린 쓰레기라고 생각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얼음 위로 튀어나온 사람의 머리와 몸통을 볼 수 있었다. 시신은 보존 상태가 매우 좋았다. 때문에 발견자들뿐만 아니라 나중에 온 검시관과 경찰까지도 그 주검이 최근에 일어난 범죄의 피해자이거나 길을 잃어서 변을 당한 등산객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길을 잃은등산객이긴 했지만, 최근의 사망자는 아니었다. 시체보관소로 옮겨와서 시신의 옷가지와 도구를 자세히 조사하자 실족사한 고대인의 미라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나중에 연대를 측정한 결과, 그가 살았던 시절은 지금으로부터 5300년 전이었다. 이 ‘고대 생존자’는 발견 장소인 외치 계곡의 이름을 따서 ‘아이스맨 외치Otzi the Ice Man’라는 별명을 얻었고, 우리는 그의 옷가지와 도구를 통해서 돌로 만든 도구가 구리로 바뀌는 시기의 인류 문화에 관한 귀중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석탄 탐사는 산업혁명에서 경제적으로 대단히 중요했을 뿐 아니라, 영국이나 세계 다른 곳에선 지질학 연구의 첫 토대가 되기도 했다. 주요 탄전을 연구하자마자, 연구자들은 특정 순서로 배열된 암석에 영국의 석탄 대부분이 들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1700년대 초반이 되자 영국에서는 이런 순서의 지층을 ‘함탄층Coal Measure’이라고 불렀다. 이 함탄층은 ‘석탄기Carboniferous’(석탄이 들어 있다는 의미)의 토대가 되었는데, 윌리엄 코니베어와 윌리엄 필립스가 석탄기라는 지질시대명을 정식으로 명명한 것은 그로부터 거의 1세기 후인 1822년의 일이다.
제임스 허턴은 지구엔 “시작의 흔적이 없다”고 썼다. 그리고 1830년에 찰스 라이엘의 『지질학 원리』 제1권이 출간된 후에는 지구의 나이가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에 거의 모든 지질학자가 동의했다. 그러나 지구는 정확히 얼마나 오래 되었을까? 어떻게 하면 지구의 연대를 정확히 밝힐 수 있을까? 어려운 문제였지만, 과학자들은 굴하지 않고 온갖 기발한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려 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지구상에 있는 모든 퇴적암의 최대 두께를 더하고, 그 퇴적층이 쌓이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서 그 값을 지구 연대의 하한치로 활용하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가장 두껍다고 알려진 지구 어딘가의 캄브리아기 지층의 두께, 가장 두꺼운 오르도비스기 지층의 두께, 이런 식으로 각 지층의 최대 두께를 모두 모은 다음, 주어진 퇴적물의 전형적인 퇴적 속도를 이용하여 캄브리아기나 오르도비스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를 추정하는 것이다. 대체로 이런 추정을 통해서 나온 지구의 나이는 캄브리아기 이래로 약 1억 년이었는데, 오늘날 우리는 실제 지구의 나이가 그보다 50배 가까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왜 이런 오차가 나는 걸까? 이런 초기 방식들은 모두 잘못된 가정 하에 계산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