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학이론
· ISBN : 9788965641742
· 쪽수 : 904쪽
· 출판일 : 2015-09-18
책 소개
목차
[옮긴이 서문] 억압된 것의 귀환―「일탈」을 열며
감사의 글
[서론] 섹스, 젠더, 정치
[1장] 여성 거래: 성의 ‘정치경제’에 관한 노트
[2장] 인신매매에 수반되는 문제: 「여성 거래」 재고
[3장] 「한 여인이 내게 나타났다」 서문
[4장] 가죽의 위협: 정치와 S/M에 관한 논평
[5장] 성을 사유하기: 급진적 섹슈얼리티 정치 이론을 위한 노트
[6장] 「성을 사유하기: 급진적 섹슈얼리티 정치 이론을 위한 노트」 후기
[7장] 「성을 사유하기: 급진적 섹슈얼리티 정치 이론을 위한 노트」 추기
[8장] 과거가 된 혈전: 「성을 사유하기」를 반추하며
[9장] 카타콤: 똥구멍 사원
[10장] 미소년과 왕에 대하여: 부치, 젠더, 경계에 대한 성찰
[11장] 오도된, 위험한, 그리고 잘못된: 반포르노그래피 정치에 대한 분석
[12장] 성적 거래: 주디스 버틀러의 게일 루빈 인터뷰
[13장] 성적 하위문화 연구: 북미 도시 거주 게이 공동체의 민족지학적 발굴
[14장] 퀴어 연구의 지질학: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는 데자뷔
부록
[옮긴이 해설] 일탈의 학자, 게일 루빈
「일탈」 연보
주요 개념어
미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프로이트 혹은 레비스트로스 두 사람 중 누구도 자신의 작업을 이런 관점에서 보지는 않았지만, 둘 다 자신들이 기술한 과정을 비판적 시각으로 보지 않았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따라서 그들의 분석과 설명들은 마르크스가 그에 앞서 존재했던 고전 정치경제학자들을 읽어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독해되어야 한다. 프로이트와 레비스트로스는 어떤 면에서 보자면 리카도와 애덤 스미스와 흡사하다. 그들은 자신이 말하고 있는 것의 함축적 의미나 혹은 페미니즘 관점에서 볼 때 그들의 작업이 초래할 잠재적 비판을 간파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성, 성적 소수자, 각 개인의 개성이 보여주는 특정한 측면에 가해진 억압이 자리한 사회적 삶을 일정 부분 설명해주는 개념적 도구를 제공해준다. 더 적확한 용어가 없기 때문에 나는 그런 사회적 삶의 일정 부분을 ‘섹스/젠더 체계’라고 부르고자 한다. 예비적 정의에 따르면, ‘섹스/젠더 체계’는 한 사회가 생물학적 섹슈얼리티를 인간 행위의 산물로 변형시키고, 그와 같이 변형된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련의 제도이다. ―1장 「여성 거래」 중에서
섹스/젠더 체계는 불변하는 억압적 장치가 아니며, 전통적 기능의 상당 부분을 이미 상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항이 없다면 그것은 저절로 소멸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체계는 섹스/젠더, 어린아이의 사회화, 인간 자신의 본성에 대한 근본적 명제들의 제공이라는 사회적 책무를 아직도 여전히 수행하고 있다. 그런 체계는 원래 자신이 촉진하도록 설계되지 않은 경제적, 정치적 목적에도 봉사한다. 섹스/젠더 체계는 정치적 행동을 통해 재조직되어야 한다. …… 개인적으로 나는 페미니즘 운동이 여성 억압의 철폐 그 이상을 꿈꾸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또한 강제적 섹슈얼리티와 성 역할들의 제거를 꿈꾸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설득력 있는 꿈은 양성적이며 (섹스가 없진 않겠지만) 젠더가 없는 사회에 대한 꿈이다. 그런 꿈속에서 한 사람의 해부학적 성은 그 사람이 누구이고, 무엇을 행하며, 누구와 사랑을 나누는가 하는 문제와는 무관할 것이다.―1장, 「여성 거래」 중에서
성을 사유할 때가 왔다. 어떤 사람에게는 섹슈얼리티가 가난, 전쟁, 질병, 인종주의, 굶주림, 핵 전멸 같은 중대 사안으로부터 주의를 돌리기 위한 하찮고 미미한 주제일지 모른다. 그러나 상상할 수조차 없는 파괴의 가능성 속에서 살아가는 바로 이러한 시대에, 사람들은 위태로울 정도로 쉽게 섹슈얼리티에 열광한다. 현대의 성 가치와 성애 행위를 둘러싼 갈등은 지난 세기의 종교 분쟁과 유사한 점이 많다. 여기에는 크나큰 상징적인 무게가 실려 있다. 대개 성행위에 관한 분쟁은 사회 곳곳에 만연한 불안을 대체하고 이에 수반되는 강렬한 정서를 방출하기 위한 보조 수단이 되곤 한다. 이렇듯 거대한 사회적 부담에 시달리는 시대이기에, 특수한 관점에서 섹슈얼리티를 다룰 필요가 있다. 섹슈얼리티의 영역 내부에도 그 자체의 정치, 불평등, 탄압의 방식이 있다. 인간 행동의 다른 측면들과 마찬가지로, 어떤 시간과 장소에서건 섹슈얼리티의 구체적인 제도적 형태들은 인간 행위의 산물이다. 그것들에는 계획적인 동시에 부수적인, 이해관계로 얽힌 갈등과 정치적 술책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성은 언제나 정치적이다. 하지만 과거 역사를 돌이켜 보면, 섹슈얼리티가 더욱더 날카롭게 경합을 벌이고 훨씬 더 정치적이던 시대가 있었다. 바로 그런 시대에 성애적 생활 영역은 재조정되었다.―5장 「성을 사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