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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사 일반
· ISBN : 9788965709916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9-12-23
책 소개
목차
사진가의 말
시인의 말
1부 경기, 강원 - 옛 절집 흔적 없어도 탑은 절을 지킨다
안성 봉업사지 오층석탑
하남 동사지 삼층석탑과 오층석탑
강릉 신복사지 삼층석탑
양양 낙산사 칠층석탑
양양 진전사지 삼층석탑
원주 거돈사지 삼층석탑
원주 흥법사지 삼층석탑
인제 봉정암 오층석탑
철원 도피안사 삼층석탑
평창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홍천 괘석리 사사자 삼층석탑
2부 경북 - 어찌 홀로 섰느냐고 묻지 마시라
경주 감은사지 동·서삼층석탑
경주 나원리 오층석탑
경주 남산 용장사곡 삼층석탑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경주 불국사 다보탑
경주 장항리 서오층석탑
경주 정혜사지 십삼층석탑
구미 낙산리 삼층석탑
구미 죽장리 오층석탑
달성 대견사지 삼층석탑
문경 봉암사 삼층석탑
성주 법수사지 삼층석탑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
영주 부석사 삼층석탑
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
의성 관덕리 삼층석탑
의성 탑리리 오층석탑
칠곡 송림사 오층전탑
3부 경남 - 선 채로 천년을 살면 무엇이 보일까
밀양 만어사 삼층석탑
밀양 표충사 삼층석탑
산청 단속사지 동·서삼층석탑
산청 대원사 다층석탑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산청 법계사 삼층석탑
양산 통도사 봉발탑
의령 보천사지 삼층석탑
진주 묘엄사지 삼층석탑
창녕 술정리 동삼층석탑
함양 벽송사 삼층석탑
함양 승안사지 삼층석탑
합천 영암사지 삼층석탑
합천 청량사 삼층석탑
4부 충청 - 거기 절이 있었다 한 왕조가 있었다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
당진 안국사지 석탑
보령 성주사지 오층석탑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
영동 영국사 망탑봉 삼층석탑
제천 사자빈신사지 사사자 구층석탑
제천 장락동 칠층모전석탑
청양 서정리 구층석탑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
5부 전라, 제주 - 기다림이 길어지면 돌에도 뿌리가 난다
곡성 가곡리 오층석탑
구례 연곡사 삼층석탑
구례 화엄사 서오층석탑
김제 금산사 육각다층석탑
남원 실상사 백장암 삼층석탑
담양 남산리 오층석탑
영암 월출산 삼층석탑
익산 미륵사지 석탑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정읍 은선리 삼층석탑
정읍 천곡사지 칠층석탑
해남 대흥사 북미륵암 삼층석탑
제주 불탑사 오층석탑
책에 수록된 문화재 현황
리뷰
책속에서
석탑도 요염한 맵시 뽐낼 때가 있다
밤이면 비단 자락 날리며 하늘 오르다
낮이면 짐짓 모른 척 침묵으로 서 있다
팔부신중 구름에 앉아 세상 굽어보고
천인상天人像 기단을 나와 은하에 닿아라
서라벌 천년의 노래가 이곳까지 들려온다
◎
요염을 뽐내는 삼층석탑은 여러 부조 형상들이 눈길을 끈다. 가히 국보로 지정된 이유를 알겠다. 천의 휘날리며 연화좌 위에 앉은 비천들이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풍상에 마모돼 그 특징을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조각이 섬세하고 미려하여 석공의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엿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균형 잡혀 있으면서 지붕돌의 네 귀퉁이가 치켜 올려진 것이 경쾌한 아름다움을 더한다.
_〈양양 진전사지 삼층석탑〉 중에서
산이 다 절이고 푸나무가 부처인데
골골마다 웬 절인가 탑 하나면 족한 것을
보아라, 침묵으로 법문하는 경주 남산을 보아라
◎
우뚝한 남산 바위를 기단으로 했으니 산이 탑을 받친 것인지, 탑의 뿌리가 산을 이룬 것인지 그 위용이 대단하다. 한동안 서 있다 보니 차라리 절 없는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둘러보면 멀고 가까운 산들이 가람이 된 듯하고, 풀과 나무들이 나한처럼 그윽하다. 굳이 풍경 울고 목탁 소리 들려야 절인가. 이 탑 앞에 서면 바람과 새소리가 곧 법문이다.
_〈경주 남산 용장사곡 삼층석탑〉 중에서
눈 내린 날 절집은 이리 고요하다
흩날리는 눈발에 독경 소리 그치고
멀리서 장부를 닮은
탑이 하나 걸어온다
장터에서 해장술 서너 잔 걸쳤는지
옥개석에 쌓인 눈을 훌훌 털어내더니
눈 속에 발을 파묻고
이내 탑이 되었다
◎
눈 오는 날엔 석탑도 술 한잔 생각나지 않을까. 스님 몰래 절집 나와 읍내 장터에서 뜨끈한 국물에 막걸리 몇 사발, 시쿰한 총각김치 씹으며 쓰윽 입을 닦는다. 그러곤 다시 돌아와 언제 그랬냐는 듯 눈 쌓인 절 마당에서 수행자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상상. 죽장리 오층석탑은 이런 사내를 닮았다. 키 크고 훤칠한데 약간은 치기 어린 모습의 탑신이 그런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내 마음이 꼭 그래서인지 퍼뜩 절 구경 끝내고 뜨끈한 국물에 낮술 한잔 걸쳤다.
_〈구미 죽장리 오층석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