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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5964452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21-05-28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남대서양의 펭귄들
1 빈틈을 키우고 있습니다
시럽과 폴리덴트 ∥ 인터스텔라 ∥ 등은 밀수록 좋아 ∥ 오래된 물건과 이별하는 법 ∥ 소매에 대하여 ∥ 올해의 오타상 ∥ 경찰서 뷰의 카페 ∥ 주말의 자전거 ∥ 턴 다운 서비스 ∥ 충전 스트레스 ∥ 반려폰 ∥ 지각자들의 연대 ∥ 인베이더그래픽 ∥ 해방촌 박소아과
2 출근길, 일단 타고 봅니다
동그랗고 파란 점 ∥ 알람은 화재경보기 ∥ 고강도 10분 ∥ 출근길 크로키의 시작 ∥ 상상력은 위대하다 ∥ 축지법이 별건가요 ∥ 몇 초간의 황홀한 우연 ∥ 지하철의 꽃, 환승 ∥ 평일의 자전거 ∥ 선로를 타고 오는 ∥ 지하철이 무대라면 ∥ 치타와 달팽이 ∥ 코로나 시대의 궤적 ∥ 굴절미 ∥ 월요일의 열차 ∥ 열차가 아니라 필름
3 그 여행의 기념품은 빈틈입니다
압도적인 식전빵 ∥ 거의 모든 사이즈 ∥ 각인의 힘 ∥ 여행가방 ∥ 손님이 남긴 것 ∥ 노래는 공기를 바꾼다 ∥ 엽서의 미학 ∥ 아침 7시의 리처드 기어 ∥ 두려움의 2 in 1 ∥ 바람의 궤적 ∥ 시간을 만지는 재미 ∥ 공항이라는 나라 ∥ 산책의 이유 ∥ 동작동 산오징어
4 빈틈을 기록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 그 책의 제목은 ∥ 상냥한 취객 ∥ 1:1의 산책을 위한 안내도 ∥ 집이라는 앨범 ∥ 첫 지하철 ∥ 크리스마스트리 ∥ 숙제와 거짓말 ∥ 각종 행사 전문 ∥ 청첩장의 유효기간 ∥ 구명튜브 ∥ 봄의 세입자 ∥ 표류하는 책섬 ∥ 이름을 모르는 사이 ∥ 북반구의 남십자성 ∥ 오늘도 살랑
에필로그: 작가의 말을 쓰는 밤과 내일의 산책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상행선 열차의 근접 신호-벨소리를 들으면, 신호를 이렇게 미리 보내는 것들이 세상에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랑도 나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어, 또렷한 신호를 주면서 들어오지 않고 어떤 슬픔도 나 지금 그쪽으로 갈 거야, 몇 시 몇 분에 널 태우고 갈 거야, 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부분 아무 기척 없이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우리는 그 안으로 흡수된다.
사랑과 이별, 행운과 불행이 미리 신호를 보내는데도 우리가 알아챌 수 없다면, 그건 우리 삶 너머의 주파수라는 얘기가 된다. 어떤 사람들은 그 신호를 감지하고 싶어 하지만 인간의 귀와 피부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니 저렇게 또렷한 신호를 보내는 씩씩한 고철 덩어리, 우리의 지하철이 얼마나 만만하고 든든한가. 심지어 내릴 곳도 성실하게 안내해주니까.
- <지하철의 꽃, 환승> 중에서
사진을 일회용품처럼 쓰고 있다는 부담감이 들 때도 있는데 물론 예외로 빼둔 경우들이 있다. 일단 인물 사진. 찍고 또 찍어도 매번 다르다. 또 하나는 꽃 사진이다. 바로 지금을 포착하지 않으면 휘발될 것 같은 세계가 있는데 봄꽃이 꼭 그렇다. 꽃은 마감에 늦지도 않고 피네? 저 노란 꽃 이름이 뭐라고? 우리 이런 대화 전에도 했던 것 같지 않아? 그런 대화를 또 처음인 양 나누면서 포착해야 할 세계.
봄은 우리가 알던 모든 것에 유통기한 라벨을 붙여주면서 시작된다.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다고, 지금이 아니면 말할 수 없다고, 지금이 아니면 느낄 수 없고 작년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꽃이든 말이든 무엇이든. 오직 지금뿐이라고.
- <봄의 세입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