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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7642099
· 쪽수 : 226쪽
· 출판일 : 2024-06-29
책 소개
목차
003 머리말 | 소리울-십년 동안의 숲속 이야기
소리울-오래된 미래를 찾아서
011 마침내 터전을 마련하다
013 소리울-또 다른 고향
015 주말 자연인 프로젝트
019 나의 생태 농법
024 소리울의 월령-24절기
026 텃밭의 신학
봄 텃밭 일지-노동의 즐거움과 생명의 향연
3월-봄은 삽질로부터
031 농사의 즐거움과 소생하는 생명
036 둥지 잃은 멧밭쥐
038 배추흰나비는 누구의 혼령인가
040 고라니와 사이좋게 나누어 먹을 수 있을까
042 멧비둘기 장례식
4월-산에 들에 축제가
046 꽃 대궐 꽃 잔치
050 삼짇날 제비 돌아오다
052 두견화는 소쩍새꽃이라오-소쩍새의 비밀
055 호랑지빠귀의 울음-내 넋을 잡아끌어 헤내는 부르는
057 몽유도화의 탄생
060 끙게의 추억-우리 집 소 이야기
5월-텃밭이 가득 차올라서
065 뻐꾸기가 물고 온 선물 같은
069 쏙독새-발 없는 새
071 딱새와의 지란지교-내 생애 첫 새
075 후투티와 악취-윤무부 교수님의 첫사랑은
077 뱁새-개구쟁이 아이들 같은
6월-베리가 베리 굿
084 낙원의 풍요
086 하지의 태양 아래에서
088 매실이 익으면
089 산딸기 붉게 익어
092 푸른 꿈의 열매 블루베리
095 늦봄의 꼬마 친구 멧밭쥐-세상에서 가장 작은 설치류
여름 텃밭 일지-지옥에서 놀다
7월-물 지옥의 생태 공동체
101 우림의 계절
105 청개구리는 카멜레온이다
107 무자치의 땅-뱀과 공존하는 생태 공동체
8월-불 지옥의 휴식과 운치
113 불 지옥 속 신선놀음
116 칠석의 천문을 읽다-대머리 까막까치의 전설
118 제비 이야기-떠나야 하는 자의 비애
가을 텃밭 일지-바삭한 낙원과 낭만적 고독
9월-다시 낙원으로
125 가을 서곡-풀벌레 연주회
127 낙원의 열매, 무화과의 계절
132 비닐하우스 생태계-무화과 수호자들
10월-낙원의 전성기
135 가을의 꼭대기
137 고구마는 가족이다
142 어머니의 단감 농사와 새들
144 방아깨비 구이-잡식 동물의 딜레마
146 메뚜기 이름 짓기
11월-다가올 시련을 예감하며
149 낭만적 고독
153 어치는 앵무새-예수님 말씀도 듣지 않는
155 때까치의 선물-도살자 부세팔로스
157 황조롱이-하늘의 치타
겨울 텃밭 일지-아름답고 가혹한 동화의 나라
12월-겨울 손님들
161 동장군이 찾아오다
167 샬롯의 성탄 엽서
170 들녘의 제왕 말똥가리
1월-혹한 속의 생명
174 아름답지만 가혹한 계절
178 박새는 구멍을 좋아해
181 청설모의 건축술과 벼룩 식구들
184 고양이의 딜레마
2월-다시 봄으로
190 봄이 오는 길목-진통의 시간
192 해토의 계절
194 흑두루미의 들녘
196 아버지의 매화 동산
밭두렁에 앉아 생각하다
200 생태적 삶의 다양성-퇴계의 매화분과 법정의 난초분에 대하여
205 잡식 동물의 생태 윤리
212 낙원의 소년-생태적 삶의 기원
214 실낙원의 청년
216 텃밭 생물학자의 꿈
221 추천사 | 경이로운 세계의 이야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늘 가슴 한편이 허전했다. 무엇이 빠진 것일까? 영혼의 빈곤을 채워줄 변화가 절실했다. 2014년, 마흔 살 무렵 아이가 생기면서 나는 진지하게 질문을 던졌다. 영혼이 충만한 삶은 어떤 것일까?
나는 그 해답을 ‘자연’에서 찾았다. 자연과 함께한다면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말한 ‘삶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듯싶었다. 마당에 작은 텃밭을 일구며 아이에게도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삭막한 아파트 숲에서 아이가 성장하도록 내버려두기는 싫었다. 그건 많이 미안한 일이었다. 결단이 필요했다.
수소문해 보니 내 땅이 위치한 계곡의 옛 지명은 ‘소리울’이었다. 소나무가 울창한 곳이라서 그렇게 불렸다고 한다. 지금은 논과 밭으로 이루어진 농지이지만, 마을 사람들 말로는 한때는 몇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 있었다고도 했다. 마을의 흔적인지 계곡 위쪽 산기슭에 두 세대가 살고 있었다. 두 곳 모두 은퇴한 노부부가 거주하고 있었다. 한 집은 아담한 철근콘크리트 건물이었고, 다른 하나는 철제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허술한 건물이었다. 농로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은 두 집 주위로 30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메타세쿼이아 나무 몇 그루가 수호자처럼 지키고 서 있었다. 메타세쿼이아는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으며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나는 이 땅을 ‘또 다른 고향’으로 만들고 싶었다. 부모님, 형제들과 함께 농사를 짓던 어린 시절이 그리웠다. 주말만이라도 행복한 그 시절을 다시 살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추억의 유실수와 채마, 화초를 심고 아이에게도 나의 유년 시절을 선물처럼 건네주는 장밋빛 꿈을 꾸었다.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