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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30820798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3-08-04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4학년 /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꾀꼬리 / 월남 용사 / 첫 만남 / 장마 / 관측소 / 여름방학 / 황금 참외의 비밀 / 형의 방학 / 첫 비행 / 개학 / 과학 경시대회 / 추석 / 뱀 사냥 / 작별 인사 / 국사봉 너머 / 붉은배새매의 기억
▪작품 해설 : 보이지 않는 세계를 좇는 매-소년의 여행_ 김미지
▪추천의 글
인간과 자연의 소통에 대한 소중한 증언_ 나태주
단숨에 읽어낸 시골 소년의 숲속 모험_ 박찬순
서로를 보살피고 배려했던 소년과 새_ 박상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주아주 어렸을 때 나는 새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물론 새소리를 사람의 말과 똑같이 알아들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래!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듣기만 하면 느낌이 따악 왔다.
어미 제비가 먹이를 물어 오면 처마 밑에서 어김없이 새끼 제비들이 ‘배고파 배고파 밥 줘 밥 줘’라고 재잘거렸다. 저물녘에 ‘아이 추워! 어서 따뜻한 방에 누워야지!’라고 말하는 박새를 따라가면 틀림없이 둥지가 있었다. 때까치가 ‘어휴, 저 악당 또 나타났네!’ 하고 말하는 곳을 보면 거짓말처럼 길고양이가 몸을 숨기고 있었다. 어른들에게는 아무 일도 없는 조용한 날들일지라도 내게는 온갖 새들의 잡다한 말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는 특별한 나날이었던 것이다.
녀석은 들이받기라도 할 기세로 코앞까지 접근하고 있었다. 2미터, 1미터, 50센티미터……. 매의 부리가 내 눈알에 박히고 말 것 같았다. 나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휙 돌렸다. 거의 동시에 매도 방향을 바꾸어 하늘 높이 치솟았다. 매의 깃이 일으키는 바람이 뺨을 스쳤다. 30센티미터나 아니면 20센티미터까지 접근했던 것 같다. 고작 2~3미터까지 접근했다가 방향을 트는 꾀꼬리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가까운 거리였다. 곡예비행하는 솜씨나 속도, 어느 면에서도 꾀꼬리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자칫 방심했다가는 녀석이 정말로 눈알을 채어 갈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