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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신화/종교학 > 신화 이야기
· ISBN : 9788968176487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18-06-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v
제1장 서론
1. 신화의 기능
2. 신화와 합리주의의 관계
3. 근대 휴머니즘의 전개과정
4. 신화: 반항, 위반, 탈출의 이야기
제2장 반항의 신화
제1절 시시포스의 반항
1. 시시포스 신화
2. 무용한 노동의 무한한 반복
3. 철학적 자살을 거부하라.
4. 행복한 시시포스를 상상해 보아야 한다.
제2절 오이디푸스의 반항
1. 오이디푸스 신화
2. 운명의 수용과 거부
3. 나는 인간이다.
4. 모든 것이 좋다.
제3절 프로메테우스의 반항
1. 프로메테우스 신화
2. 불이라는 권력
3. 신이 아닌 인간을 사랑하라.
4. 불의 기원: 불의 도적과 마찰열
제4절 반항하는 인간
1. 인간운명의 부조리
2. 반항을 통한 인간해방
제3장 위반의 신화
제1절 판도라의 위반
1. 판도라의 신화
2. 헛된 희망
3.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4. 축복을 부르는 호기심
제2절 프시케의 위반
1. 프시케 신화
2. 거듭되는 반전
3. 못 볼 것을 보다
4. 마지막 반전
제3절 이브의 위반
1. 이브 신화
2. 추방과 탈출의 사이
3. 에덴에서 벗어나라.
4. 신화 속 여성의 이미지
제4절 위반하는 인간
1. 금기 위반의 이야기
2. 위반하지 않았더라면
제4장 탈출(귀환)의 신화
제1절 오디세우스의 탈출(귀환)
1. 오디세우스 신화
2. 인생이라는 나그넷길
3. 이방인으로 살아가기
4 신의 세계에서 인간의 세계로
제2절 이스라엘 백성의 탈출(귀환)
1. 출애굽 신화
2. <다른 세상>을 향하여
3. 노예와 자유인
4. 현실 탈출과 낙원 귀환
제3절 신화적 여행의 예
1. 아르고호와 황금양털
2. 이카로스의 비상
3. 힌두교와 갠지스 순례
4. 이슬람교와 메카 순례
제4절 탈출하는 인간
1. 낭만주의와 탈출의 보편성
2. 내 삶의 오디세이아
제5장 결론
1. 인간은 어디서 왔는가?
2. 신화란 무엇인가?
3. 신화는 어떻게 해서 생겨났을까?
4. 왜 반항(해야 )하는가?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1. 신화의 기능
조르주 귀스도르프는 신화라는 말이 너무나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오늘날에 와서 신화에 대해 변호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며, “차라리 이성으로 돌아갈 것을 권하고 싶을 정도”라고 말하고 있다. 굳이 이런 말들이 아니더라도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그 토대가 닦였던 이성 중심의 사고의 한계에 대한 반작용으로 신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 꽤 오래되었다. 고대 그리스 철학은 근본적으로 로고스의 학문으로 로고스의 한계 안에서만 인간의 인식 활동을 장려했다. 그러한 로고스 중심의 사고가 중세 때의 오랜 잠복기를 거쳐 근대에 들어와서 다시 되살아났다. 그리하여 근대 철학은 모든 인식 활동을 합리라고 하는 판단기준으로 재단하려 했다.
하지만 19세기 후반 견고한 합리주의적 인식체계에 균열이 생겨났고 합리주의의 극단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실증주의에 반발하면서 합리적 인식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도전이 불거졌다. 이러한 변화는 20세기 들어 신화적 사고가 부상할 수 있는 견고한 토대를 마련했다. 귀스도르프는 ‘신화학은 형이상학’이라고 보았으며, 뒤랑은 “고대 신화체계의 의미론적 시나리오와 문화 이야기의 현대적 조립 사이에 단절은 없다”고 했다. 많은 신화학자들은 ‘신화는 신의 이야기가 아닌 인간의 이야기’라고 보고 신화 이해를 인간 이해의 기본으로 삼고자 했다.
신화는 우리가 모르는 태초 인류의 사고와 삶에 대한 전체적인 이야기를 제공한다. 현대인이 궁금해하는 여러 내용에 대해 신화가 말하지 않는 것은 없다. 오늘날까지 인류가 그 대답을 발견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인류의 기원에 대해서도 신화는 아주 분명한 어조로 말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류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주위 환경과 세상 전체와 어떤 관련을 맺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말해주고 있다. 게다가 인간의 오랜 관심사였던 참과 거짓,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해 태초의 조상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 나아가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대해서도 아주 자세하게 말해주고 있다. 더 나아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방법의 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한 시각을 제공한다.
게다가 신화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드러나는 단편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고고학적 유물은 그것을 남긴 시대와 종족에 대한 제한적 사실들만을 말해줄 따름이다. 그래서 오래된 이야기일수록 고고학적 발견을 통해서는 전체적인 시각을 얻기 어렵다.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고대인의 삶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어려운 퍼즐 맞추기를 실행해야 한다. 하지만 그 퍼즐의 조각은 너무나 불완전하여 전체를 보기 어렵게 한다. 하지만 신화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그것은 우주와 인간의 기원뿐만 아니라 삶의 구체적인 양상까지, 심지어 현대에 와서도 전혀 그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죽음 이후의 세계까지 아주 자세하게 말해주고 있다. 신화는 표면적으로는 신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신들에 관한 이야기를 통하여 인간 자신의 삶과 관련된 여러 의문에 답하고 있다.
현대적 이성의 시각에서 보자면 황당하기 짝이 없는 것이지만, 우리는 신화 이상으로 고대 인류의 이야기를 알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갖고 있지 못하다. 신화에 관한 이야기가 넘쳐나는 것은 무엇보다도 고대인의 삶을 알고자 하는 현대인의 욕망 때문이다. 이 책은 궁극적으로 신화적 사고가 현대인의 사고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하는 문제를 다룬다. 이 책에서 관심을 갖는 것은 신화적 이야기를 통해 드러나는 단순한 흥밋거리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태초 인간이 스스로를 어떻게 규정짓고 살아갔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의 정신세계와 구체적인 삶 속에는 이른바 합리적 이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무수히 많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인간의 하루 중 행동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으로 나누는 것이 가능하다면 어느 쪽이 더 많을까? 가령, 우리가 오늘 아침 깨어나서 지금 이 시간까지 했던 사유와 행동의 시간들을 마치 바둑에서 흑과 백의 시간을 구분하듯 합리적 사고의 시간과 비합리적 사고의 시간으로 나누어 본다면 어느 쪽이 더 많을까? 이성의 영역과 감성의 영역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있겠지만, 인간의 삶에서 합리적 설명이 가닿을 수 없는 감성의 영역이 더 많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