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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70125237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1-10-22
책 소개
목차
함께 가기 위하여 4
제1부 나비가 날아간 길을 알고 있다
·어떤 이름 12
·가을 우체국 17
·채송화에 쓴 시 20
·별밭마을 24
·숲 30
·아침에 어린 나무에게 말 걸었다 33
·보내주신 별을 잘 받았습니다 37
·과실 따 온 저녁 43
·사랑하는 사람은 시월에 죽는다 48
·빨간 자전거를 타고 산모롱이를 돌아가고 싶다 52
·눈 오는 밤에는 연필로 시를 쓴다 59
제2부 바람의 손가락이 꽃잎을 만질 때
·나무 68
·내가 가꾸는 아침 74
·생은 과일처럼 익는다 78
·그립다는 말 84
·작은 것이 세상을 만든다 88
·송아지 94
·봄밤 98
·월동엽서 103
·내가 바라는 세상 110
·송가 ─ 여자를 위하여 115
·사랑의 기억 120
제3부 아침에 어린 나무에게 말 걸었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126
·봄잠으로 누워 131
·나무 같은 사람 137
·그렇게 하겠습니다 144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150
·근심을 지펴 밥을 짓는다 155
·따뜻한 책 160
·별까지는 가야 한다 166
·사람의 이름이 향기이다 171
·사람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다 176
제4부 우리 집으로 건너온 장미꽃처럼
·자주 한 생각 182
·하행선 186
·풀잎 191
·작은 이름 하나라도 196
·유리, 마을 ─ 석리(石里)라는 곳 200
·목백일홍 옛집 204
·얼음 208
·스무 번째의 별 이름 214
·아름답게 사는 길 219
·삶이 그렇게는 무섭지 않다는 것을 224
제5부 햇빛 한 쟁반의 행복
·이향(離鄕) 230
·생의 노래 235
·별이 뜰 때 242
·마음속 푸른 이름 246
·나는 생이라는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250
·밥상 256
·새들이 아침을 데리고 온다 261
·마음이 색종이 같은 사람 265
·아침이 오고 저녁이 오는 마을에서 269
·오전이 청색지처럼 272
·그립다는 말 대신 277
·너의 그림자 ─ 그리운 마음 282
우리의 하늘은 언제나 푸릅니다 286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리움이 많은 당신도 쉬이 그 그리움에 닿지 못해 안타깝거든 텃밭에 별을 심어보세요. 별이 자라는 동안 당신의 가슴 밑바닥에서 별꽃이 봉지를 열고 꽃망울을 터뜨릴 것입니다. 그런 밤이면 아마도 별이 그 추억을 받아 싣고 종이비행기처럼 하늘로 올라갈 것입니다. 그러면 당신은 추억을 데리고 떠나는 하늘 여행자가 될 것입니다. - 〈별밭마을〉 중
시월은 나에게로 오던 애인이 단풍 숲에서 길을 잃고 달빛이 돌 틈에 끼인 벌레 울음을 씻어내는 저녁을 키우고 있습니다. 시월은 옛날 읽은 책의 끝 구절, 걸어도 걸어도 닿을 수 없는 설화 속 미지의 밤을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시월은 소설가가 콩트를 쓰고 시인이 단행시를 쓰기 좋은 저녁을 가졌습니다. 썩은 과실 향내를 맡지 않으면 단 한 줄도 쓸 수 없는 저녁을 가졌습니다. - 〈사랑하는 사람은 시월에 죽는다〉 중
쉰 해를 시와 함께 걸어왔습니다. 긴 시간을 함께 걸어보니 시라는 게 늘 근심덩어리입디다. 풀잎처럼 천연할 수도 구름처럼 태연할 수도 없습디다. 차라리 편안 한 꾸러미 지고 볕 잘 드는 옹두리 곁에 세 들어 물봉숭아 꽃잎같이 곱다란 숨이나 자주 쉬며 살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이래저래 지나온 긴 시간, 까맣게 찌어든 장독에 꽃가지 몇 낱 피어난들 무어 그리 탓할 바 있겠습니까. 그리 마음 내려놓으니 이제 연필 쥔 손이 저녁의 수저처럼 편안합니다. 그래도 슬픔, 아픔 헤적여 더 써야지요. 시는 늘 부끄러움의 근원, 무안(無顔)의 소치라는 생각입니다. - 〈내가 가꾸는 아침〉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