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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404752
· 쪽수 : 271쪽
· 출판일 : 2024-02-29
책 소개
목차
책 머리에 • 5
제1부 아름다움은 진실
시가 내개로 걸어오는 시간• 13
아름다움은 진실 • 20
연애하듯 시를 쓰라• 30
무슨 가슴으로 세상을 사랑하랴 • 36
시가 어렵습니까?• 42
시 쓰는 괴로움, 시 쓰는 즐거움 • 54
독자는 천의 눈을 가졌습니다 • 60
시는 웰비잉의 한 방식입니다 • 70
명시 앞에서 생각나는 일들 • 77
시의 고향을 찾아서 • 89
시를 읽으면 행복해집니다 • 99
음악이 영혼을 깨운다 • 106
문화의 수준을 생각한다 • 113
시인의 이력서 • 121
시인은 무얼 먹고 살까요? • 126
장자도에서의 하룻밤 • 132
인공지는 알파고가 시를 쓸 수 있을까요? • 142
그 말이 내 가슴에 들어왔다 • 149
시인과 이름 • 155
시인의 목소리, 그 음악 친구 • 160
시와 에세이문학의 나아갈 방향 • 168
하모니카의 추억 • 178
제2부 어떻게 읽을까요?
여러 종류의 착각 • 185
진지한 시와 재미있는 시 • 192
상큼하고 짭짤한 서정시의 맛 • 203
암시의 시학 • 208
시를 읽는 두 가지 눈 • 213
제3부 파르나시앙의 저녁 산책
파르나시앙의 저녁 산책
- 우정에 대하여 • 219
파르나시앙의 저녁 산책
- 전쟁에 대하여 • 234
파르나시앙의 저녁 산책
- 연애에 대하여 • 244
파르나시앙의 저녁 산책
- 돈에 대하여 • 254
파르나시앙의 저녁 산책
- 밀턴의 『실락원』 • 264
작품 색인 • 268
저자소개
책속에서
시가 내게로 걸어오는 시간
꽃이 처음 꽃잎을 열 때 무슨 말을 할까요?
나비가 햇살 아래로 날아 나오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요?
방울새가 나뭇가지에 날아와 앉으면서 무슨 마음을 노래할까요?
이런 생각들을 하고 그 대답을 글로 써보는 것이 시의 출발입니다. 시에 쓰이는 말이 반드시 멋지고 유식한 말들이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반드시 아름답고 화려한 문장의 옷을 입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무지개를 보면 내 가슴은 뛰누나
이같이 너무도 단순하고 어린아이다운 생각으로 시인은 시를 출발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단순하고 어린아이다운 말이 윌리엄 워즈워드의 그 유명한 「무지개」의 첫 구절입니다.
저는 저의 시 「눈 오는 밤에는 연필로 시를 쓴다」라는 시의 후반부에서 ‘조르주 상드니 버지니어 울프 샬롯 브론테니 앨프렛 테니슨’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눈오는 밤에는 옛날의 책들
조르주 상드니 버지니아 울프
샬럿 브론테니 앨프리드 테니슨,
읽으면 금방 한숨이고 눈물인
김소월이니 백석이니
그런 이름을 A4용지 다섯 장에
덧없이 끄적거리고 싶다
이 시인들은 모두 낭만주의 시대에 뛰어난 작품들을 남긴 작가, 시인들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조르주 상드는(1804~1876)는 이 세상에 와서 일흔두 살을 살면서 많은 작품을 썼고 많은 예술가들과 사랑을 했던 작가입니다.
저는 몇 년 전에 「시인이 되어 암소를 타고」라는 시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쓴 시를 다시 한 번 인용하겠습니다.
시인이 되어 암소를 타고 가면 보인다
태어나 그 동네밖엔 아무 데도 못가 본 나비가
세상 바깥은 알려고도 않는 도랑물의 송사리가
제 날개 닿는 하늘만 세상 전부인 줄 아는 잠자리 떼가
암소를 타고 짚신을 신고 가면 보인다
아직도 옛날 옷 그대로 입고 봄 마중나온 꽃다지가
엉덩이에 똥을 묻히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암소가
이제는 서 있기도 힘겨워 그만 누워도 괜찮을 뒷동산 소나
무의 생애가 …
이쯤이면 여러분은 제가 산골 출신, 조금은 가난하고 순박했던 아이, 남다른 감수성과 궁금증이 많았던 소년이었음을 짐작할 것입니다. 그런 만큼 저는 소년 시절, 풀꽃과 나무, 새와 곤충을 좋아했고 나뭇잎 지는 소리, 도랑물 흐르는 소리, 빗방울이 처마에 떨어지는 소리, 갈대 잎 서걱이는 소리를 좋아했습니다. 나생이와 꽃다지, 씀바귀와 냉이, 비비새와 종달새, 때까치와 곤줄박이를 좋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