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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누마타 마호카루 (지은이), 민경욱 (옮긴이)
  |  
블루엘리펀트
2012-05-22
  |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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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책 정보

· 제목 :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0908960
· 쪽수 : 436쪽

책 소개

주부, 회사 경영자, 승려로 이채로운 삶을 살아온 누마타 마호카루가 쉰여섯이라는 늦은 나이에 발표한 첫 소설. 그녀는 이 작품으로 제5회 호러 서스펜스 대상을 수상하며 일본 추리소설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호러 서스펜스 상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미치오 슈스케, 혼다 테츠야 등 쟁쟁한 실력파 작가들을 배출했는데 이 작품은 그 역대 수상작들 중에서도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목차

사라진 날
다음 날
이틀 후
사흘 후
나흘 후
닷새 후
죽음의 날
애도의 날

책 해설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누마타 마호카루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48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1985년부터 오사카 문학학교에 다니며 글쓰기를 배웠고 승려, 회사 경영의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첫 장편소설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으로 ‘뒤늦게 꽃을 피운 슈퍼스타’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제5회 호러서스펜스대상을 수상하며 늦깎이 작가로 56세에 화려하게 등단했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높은 완성도와 인간의 마음을 건드리는 심리묘사를 보여주어 평단의 호평은 물론이고 대중들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다. 《고양이 울음》은 인간과 고양이의 관계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면서 누마타 마호카루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미스터리에서 일반 소설로 접근한 작품이다. ‘몽’이라는 고양이를 통해 보여주는 삶과 죽음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생명을 바라보는 강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일본에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추천문고왕국》 2010~2011(《책의 잡지》 발행) 엔터테인먼트 부문 1위에 올랐다. 또한 《유리고코로》는 생생한 살인 노트를 통해 인간 내면의 불가사의한 어둠과 미묘한 슬픔을 보여주며 독자를 매료시켰고 일본 전역에 ‘누마타 붐’을 일으켰다. 2012년에는 최고의 미스터리 하드보일드 소설에 수여하는 ‘오야부 하루히코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5위, ‘일본 서점 대상’ 6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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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미쓰다 신조의 《하얀 마물의 탑》, 히가시노 게이고의 《몽환화》 《미등록자》 《꿈은 토리노를 달리고》 《화이트 러시》, 유즈키 유코의 《달콤한 숨결》,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류》, 이케이도 준의 《샤일록의 아이들》 《노사이드 게임》, 고바야시 야스미의 《분리된 기억의 세계》 《인외 서커스》 《전망 좋은 밀실》, 신카이 마코토의 《날씨의 아이》 《스즈메의 문단속》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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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병실에 들어가자 아사미는 방 공기에 녹아든 듯 존재감을 지운 채 의자에 앉아 있었다. 변함없이 검고 긴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평범치 않은 모습이었지만 지난번처럼 거친 무언가가 내부에서 불타고 있는 모습도 없었고 괴이한 소리도 내지 않았다. 오히려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매끄러움을 잃어버린 머리카락의 가림막 안에서 잠들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등을 꼿꼿이 펴고 있었다. 내가 온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병실의 정적 속에서 아사미는 일종의 실신 상태였다.
나도 일부러 소리를 내지 않고 수선화를 꽂은 화병을 창가 수납장 위에 올려 놓고 그대로 그 옆 의자에 앉았다. 병실을 가로지를 때야 비로소 공기에 섞인 더러운 몸 냄새를 맡았다. 그것은 일단 맡으면 콧속에 들러붙는 달짝지근하면서도 집요한 냄새로, 수선화의 허무한 향기를 순식간에 삼켜버렸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아사미를 보면서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그런 일을 처음이었다.
아사미의 정적에 감염되었는지, 내 기분도 이상하게 차분해졌다. 아사미의 체취조차도 금방 익숙해져 오히려 상쾌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딘가 현실과 동떨어진 분위기 속에서 나 자신이 어느새 남자의 시선으로 그 하얀 손목과 가는 어깨, 부풀어 오른 유방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깜짝 놀랐다. 왜 그랬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 몸은 분명 더러운데도 너무나 하얗게 보였기 때문일까. 지나치게 가냘픈 몸이었기 때문일까. 무방비 상태의 인형처럼 그곳에 내던져져 있었기 때문일까. 만지고 꽉 움켜쥐어 힘껏 꺾었을 때의 그 육체의 탄력, 그 뼈의 부드러움을 맛보고 싶다. 어떤 소리를 낼까, 어떤 표정을 지을까 확인해보고 싶다, 그런 광기와 폭력을 야기시키는 무언가가 아사미의 몸에는 확실히 있었다.
그때 내 머리에 소토오리희메依通姬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소토오리희메, 피부가 옷을 통해 바깥으로 빛을 발할 정도로 아름다웠다는 고대 전설 속의 공주다. 감춰야만 하는 것이 드러나 버리는 몸. 그것은 위험한 몸임에 틀림없다. 남자를 모여들게 하고 미치게 만들고 흥분하게 하고 파멸시킨다. 스스로도 파멸한다. 어느 세상에나 아사미 같은 여자는 항상 있었고 사람들의 화젯거리가 되었을지 모른다.


아름답게 꾸미고 이 의자에 앉아 커튼 틈으로 밖을 내다보면서 내내 유이치로를 기다리고 있는 아사미를 상상했다. 그러자 그 모습은 곧 검은 자루를 뒤집어 쓴 가녀리고 방탕한 나체로 변했다. 신음하면서 마물魔物처럼 유이치로의 등에 손가락을 꽂는 얼굴 없는 육체, 몸밖에 없는 육체, 어디까지나 단순히 여자이기만 한 육체….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생각을 떨쳐내듯 고개를 흔들었다. 그대로 그 손으로 비에 젖은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올렸다.
아사미의 심정을 생각했다. 유이치로에게서 도망치려고 하면서도 똑같은 힘으로 유이치로에게 돌아가버린다. 어쩌면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분명 유미오는 틀렸다. 아사미의 과거를 모르는 남자는 아사미를 결코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 아사미가 입은 상처의 깊이를 모르고서는 진심으로 위안을 줄 수는 없다.
유이치로만이 아사미의 과거를 알고 있다. 유미오와 범인들을 제외하면 유이치로만이 입에 담기조차 꺼려지는 사건의 모든 것을 아는 유일한 인간이다. 알고 있기 때문에 아사미는 유이치로를 혐오하고, 알고 있기 때문에 비로소 유이치로의 옆에서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다.
닫힌 공간. 마음과 마음. 몸과 몸. ‘전이’와 ‘역전이’. 메아리가 오가는 농밀하지만 공허한 내부에서 누가 누구를 사로잡았을까.
“자, 봐, ……아사미는 착한 아이야. 봐, 착한 아이야.”
어느 날 경직된 두 무릎을 살그머니 모으고 아사미를 팔로 안던 유이치로. 그 먼 옛날과 마찬가지로 치유하는 사람의 다정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 밑에 깔려 있는 나체에 자루를 씌우는 유이치로의 모습이 보였다. 사로잡힌 것은 아사미일까. 아니면 그 기괴한 행동은 타인에게는 보여줄 수 없는 일종의 의식인 것일까. 아사미의 내부에서 거칠게 날뛰는 과거의 신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일까? 격렬한 교접에 의한 정화만이 아사미를 제정신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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