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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이탈리아소설
· ISBN : 9788971995679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3-10-14
책 소개
목차
‘악의적으로 계획된’
봉쇄
조수
대담한 아가씨
테이레시아스
해양 작업
구리판 두드리기
포도주와 물
다리
시간 없음
베벨기어
멸치 Ⅰ
아주머니들
멸치 Ⅱ
작품 해설 및 역자 후기
프리모 레비 연보
리뷰
책속에서
온 세상의 조선소, 공장, 항구를 돌아다니는 이 일을 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내가 원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정글이나 사막, 말레이시아에 가보는 것을 꿈꾸듯이 나도 그랬지요. 다만 나로서는 꿈이 진짜로 실현되는 것이 좋아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꿈이란 사람이 평생 동안 옆에 가지고 다니는 질병이나, 아니면 습기가 찰 때마다 고통을 주는 수술의 상처로 남아 있게 되지요.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부자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관광객이 되거나, 아니면 조립공이 되는 것이지요. 나는 조립공이 되었어요.
열광적으로 한 페이지 또는 책 한 권을 통째로 썼는데, 나중에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어설프고, 어리석고, 이미 쓴 것이고, 부족하고, 지나치고, 불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러면 슬퍼지고, 바로 그날 저녁 그가 생각했던 것 같은 생각들이 떠오른다. 말하자면 직업, 공기, 피부를 바꾸고, 혹시 조립공이 되려고 생각하기도 한다.
당신은 종이에다 아주 어리석은 것을 쓸 수 있지만, 종이는 절대 항의하지 않는다. 광산의 보강 목재처럼 하중이 너무 많아 무너지려고 할 때 삐걱거리지 않는다. 글쓰기 직업에서 경종의 신호와 체계는 조잡하고, 삼각자나 추선錘線처럼 믿을 만한 것이 전혀 없다. 하지만 어떤 페이지가 좋지 않다는 것은 읽는 사람이 깨닫는데 그때는 너무 늦고, 그러면 괴로워진다. 그 페이지는 오로지 당신만의 작품이고, 변명의 여지도 없고, 완전히 당신 책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