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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문인에세이
· ISBN : 9788972753964
· 쪽수 : 306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1부 겨울에서 봄으로
눈 내리는 날에 - 츠시마 유코
십 년 후에도 - 신경숙
겨울 속 아이누 세계에서 돌아와 - 츠시마 유코
다시 돌아오는 것들 - 신경숙
죽은 이를 위한 날에 - 츠시마 유코
침묵의 언어들 - 신경숙
2부 봄에서 여름으로
산과 땅을 생각하며 - 츠시마 유코
어머니의 세계 - 신경숙
타이오나의 말, 나의 말 - 츠시마 유코
아랫목에 묻어 있던 아버지의 밥그릇 - 신경숙
비 오는 날들 - 츠시마 유코
마음의 대화들 - 신경숙
여름에서 가을로
시대와 장소를 넘어서 - 츠시마 유코
햇볕 나는 날에 - 신경숙
8월의 더위에 - 츠시마 유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되는 그 자리에서 - 신경숙
신의 침묵에 대해 - 츠시마 유코
그 누구와도 똑같이... - 신경숙
4부 가을에서 겨울로
단 한 번뿐인 이 순간 이곳에서 - 츠시마 유코
빗소리를 들으며 - 신경숙
차가운 밤비가 이어지고 - 츠시마 유코
소박한 교류들 - 신경숙
기도의 장소에서 - 츠시마 유코
츠시마 님! 안녕히 계세요 - 신경숙
작가의 말 : 츠시마 유코 / 신경숙
리뷰
책속에서
당신 어머니가 시골 밭에서 일하시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외딴방>에 그려진 모습입니다. 어떤 자연의 파괴에도 굴하지 않고, 어머니는 농작물을 지켜오셨습니다. 포기할 줄 모르는 그 어머니만은 '자연'에게 무서운 존재라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고 말입니다.
작고 수수하고 인내를 요구하는 하루하루의 삶만이 마지막에 남겨진 결실이 된다고 신경숙 씨 어머니 모습이 내게 가르쳐줍니다. 그리고 이것만은 어떤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땅과 인간의 관계에서 생겨난 큰 힘이라고요. 나라나 국경, 정치 같은 것과는 무관하게 밭의 작물은 인간의 손길로 풍요롭게 여물어, 사람들의 생명을 지켜줍니다. 우리의 말(언어)도 마찬가지로 땅에서 멀어질 수 없습니다. 바다로부터 산으로부터도.
우리는 유감스럽게 밭일이 아닌 말을 짓는 일을 택했습니다. 얼마나 헛된 일인가 하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만, 적어도 땅 냄새를 잊지 않고('바다파'인 사람이라면 바다 냄새가 되겠군요) 당신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인내의 힘을 자신의 말로 작품에 새길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한 발 한 발 산을 오르듯이. - 츠시마 유코, '산과 땅을 생각하며' 중에서
내 어머니는 글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우리들 이름, 주소, 그런 꼭 필요한 글자들만 알고 계십니다. 당연히 내가 쓴 소설들을 읽어본 적이 없으시죠. 문자를 모르시니 어머니는 필요한 모든 것들을 다 외우셨던 것 같습니다. 날짜나 숫자뿐 아니라 길도 외우셨겠지요. 큰집이기 때문에 제사도 많고 형제들이 많아 챙겨줘야 할 것들이며 해야 할 일들이 끝이 없었을 텐데 그걸 다 외우셨겠지요.
... 내가 할 줄 아는 게 글을 쓰는 일이니 나는 평생 문자의 세계에서 살겠지만 작가인 나를 낳아주신 나의 어머니가 글을 쓸 줄도 읽을 줄도 모른다는 걸 알게 된 후 나는 내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문자를 모름으로 해서 사람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을 내 어머니의 일생을 응시하게 되었습니다. - 신경숙, '어머니의 세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