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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2757917
· 쪽수 : 292쪽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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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대체 저 거구의 뚱뚱한 여자는 누구지?” 버나드 경이 데버러에게 웅얼대는 소리로 말했다. 데버러는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런! 저도 모르죠. 역겹네요, 안 그래요?” 버나드 경은 데버러가 자신의 과에 속하는 여자라고 점점 더 믿기 시작했다.
수프에 이어 공들여 만든 소스를 곁들인 새우 요리가 나왔다. 피타는 자기 접시를 게걸스럽게 비우고 나서 반대편에 앉아 있던 존 테일러에게로 눈을 돌렸다. 존 테일러는 신기하고도 경악스러운 마음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말했다. “음식을 안 들고 계시네요.” 그러고는 그가 미처 항의를 하기도 전에 그의 접시를 낚아채서 먹었다.
다음 코스는 불행하게도 와인소스를 곁들인 풍성한 사슴 고기 캐서롤이었고, 음식은 식탁 상석인 피타 앞에 놓였다. 피타는 손을 저어 프리실라를 물러나게 하면서 자신이 사람들에게 캐서롤을 나누어 주겠노라고 말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곧 새 모이만큼 음식이 놓인 접시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피타의 접시에는 고기와 소스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그때 버나드 경은 퉁퉁한 팔이 그의 목을 슬그머니 두르는 것을 느꼈고, 피타의 달콤하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말했다. “있잖아요, 당신은 내 과의 남자예요.”
그녀의 생선 냄새 나는 숨결이 그의 뺨에 바람을 날렸다. 그는 그녀의 육중한 몸이 옆구리에 밀착되는 것을 느꼈다. 그는 성희롱으로 피고인이 되는 것이 왜 언제나 남자들이고 여자들은 결코 그런 일이 없는지 간절하게 궁금해졌다.
“당신은 노아의 방주에서 튀어나오기라도 했나 보죠, 멋쟁이 씨.” 피타가 말하고는 폭소를 터뜨렸다. “당신은 판사가 되어야 했겠어요. 그러니까 암흑시대에 살면서 ‘목격자가 헤비메탈 음악이라는 말을 하는데, 그게 무슨 뜻입니까?’ 같은 말을 하는 사람 말이에요.”
존은 헤비메탈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지만, 그 사실을 드러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가정교육을 별로 잘 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고어 여사. 적어도 제가 받은 인상은 그렇군요.”
“와인 드실 분?” 프리실라가 절박하게 말했다.
“하,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죠?” 피타가 그를 향해 속눈썹을 파르르 떨었다. “알겠어요. 당신은 내가 남자 꾀는 데 아주 젬병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정말이지 당신은 수작을 거는 데는 끔찍하게 재주가 없소.” 그가 건조하고 명확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당신은 사려 깊은 매너라는 게 없으니까 말이오. 당신의 식사 습관은 역겨워요.”
모두가 숨을 죽였다. 하지만 피타는 남은 연어 스테이크를 보았고, 그 정도면 잠깐 동안 귀머거리가 되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