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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습지

기억의 습지

이혜경 (지은이)
현대문학
11,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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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습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기억의 습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2759911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19-05-25

책 소개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4권. 이혜경 소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군인 '필성', 북파공작원 '김', 결혼해 한국으로 이주한 베트남 새댁 '응웬', 역사로부터 피해를 입으면서 역사로부터 소외된 세 명의 주인공의 삶을 통해 그 소외와 맞서는 문학의 자리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목차

기억의 습지 009
작품해설 125
작가의 말 142

책속에서

그들이 사는 면으로 가기 전, 읍내의 장례식장에 들렀다. 철규가 나와서 장인 장모를 맞았다. 새댁의 엄마는 검정 양복을 입은 사위를 보자 가슴을 치며 울었다. 새댁의 동생도 형부를 보면서 또 눈물을 흘렸다. 한쪽 팔로 엄마의 얼굴을 감싼 채. 장례식장 입구에서 모녀는 울었다. 새댁의 영정 사진 앞에 향을 사르고, 그리고 엎어져서 울 뿐이었다. 그에겐 익숙한 향 냄새였다.


흩어지는 연기를 멍하니 보며 머릿속으로 헤아렸다. 부산항에서 배에 올랐다가 이듬해 가을에 부산항으로 되돌아왔다. 20대 초반이었으니 40년도 더 전의 일이다. 돌아왔지만 돌아온 게 아니었다. 처음엔 눈만 감으면 월남 땅으로 가 있었다. 꿈속에서 늘 전쟁터에 가 있었다. 깨어나면 고향 집의 작은 방이었지만, 제정신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잠드는 게 무서웠다. 세월이 흐르면서 기억도 꿈도 옅어졌다. 가끔 월남으로 가 있는 꿈을 꾸곤 했지만, 오늘처럼 생생하게 느껴진 건 오랜만이었다. 길지 않은 낮잠결의 꿈이 40년 넘는 시간을 한순간에 치워버렸다.


“아, 이건 특수 임무를 맡는 부대야. 그래서 남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회사라고 하는 거야. 회사니까 회사의 우두머리는 사장님, 그래서 사장님이라고 그냥 부르는 거야. 일단 그 사장님 따라가면, 자네 인생이 펴이는 걸세. 지금 나라 사정이 어려워서 밥 굶는 사람도 쌔고 쌨는데, 가면 밥도 주고 제대할 때면 목돈도 주니까 자네도 이만한 가게 차리는 건 일도 아닐 거야. 나만 믿게나.”


도서 정보 제공 : Yes24(www.yes24.com), 알라딘(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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