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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72979883
· 쪽수 : 264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이 시대 가장 낯익은 폭력
제1장 보는 폭력에 대하여
새로운 여성살해
디지털 시대의 성폭력
n번방과 시각의 광기
제2장 시각이라는 특권
가장 고귀한 감각의 타락
정신의 눈, 고대 그리스의 전통
빛의 은유에 물든 서양 철학
‘지금, 여기’만을 향한 눈길
시각은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
제3장 관음증의 탄생
모든 것을 보고 싶어 하는 광기
관음증과 망원경
전부를 보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제4장 카메라가 가져온 것들
원근법, 카메라 시각의 근원
‘어두운 방’부터 카메라 발명까지
사진과 관음증, 그리고 페티시
영화의 탄생
관음증에서 사디즘으로
제5장 디지털 시대의 남성들
지금, 여기, 시간이 사라진 몸
인기척이 사라지고 수치심도 사라졌다
남성의 우정과 연대의 방식
제6장 렌즈를 깨는 여성 광인
나는 미쳤다, 나는 존재한다
히스테리, 보이는 자의 광기
선지자이자 광인이었던 여성들
송곳을 쥐고 나타나다
제7장 새로운 시각은 가능한가
평면거울을 깨부수고 오목거울로 보기
문턱, 통로, 입술로서의 촉각
비대면 시대에 필요한 감각
촉각적 빛, 촉각적 시각을 향하여
당신이 나를 볼 때, 난 누구를 보겠어요?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저녁에 사라졌다 아침이면 떠오르는 태양에 대한 숭배로부터 흑색보다 백색에, 어둠보다 빛에 특권을 부여하는 서구의 근본적인 은유가 탄생한다. 그리고 흑색에 대한 백색, 어둠에 대한 빛의 절대적 우위는 하얀 피부를 지닌 백인종의 신화, 즉 인도유럽인의 신화인 ‘백색신화’를 낳는다. 빛의 원천으로서 태양을 숭배하는 백색신화는 다른 인종이나 성에 대한 백인 남성의 지배를 표현하거나 정당화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 이는 모든 어둠 속에 있는 타자를 잠식해버리는 폭력적인 빛의 고독이기도 하다.
사물을 ‘우리 앞에 서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근대에 접어들어, 사물들이 그 앞에서 드러날 수 있는 ‘광경’이 되는 동시에, 자신의 의지에 따라 그 존재들을 이용하고 처분할 수 있다는 주관성 개념이 탄생한다. 대상이 내 앞에 다시 보여야, 즉 내 ‘앞’에 ‘세워져야’ 대상을 꿰뚫어 이용하고 처분할 수 있다. 이렇듯 시각을 통해 이용·지배하기 위해 사물을 닦달·대상화하는 근대 시대에는 기술로 조직된 전 지구적 제국주의가 탄생하게 된다.
이제 카메라의 등장과 함께, 원근법에 입각해 대상을 재현하기 위한 탈신체화되고 무사심한 관조적 응시는 은밀히 대상을 바라보는 관음증적 시각으로 변모해갔다. 관음증적 시각이란 주체가 대상과 연루됨을 거부하고, 대상에 대한 어떤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은밀하고 탐욕스럽게 그 대상을 지배하고 통제하기 위해서 거리를 두고 몰래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