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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글쓰기
· ISBN : 9788976821553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두번째 징검돌을 놓으며
1부_언어상태 점검 중:“나는 어떻게 쓰고 있나?”
1장_당신은 개구리다
2장_인간은 언어-사이보그다
2부_입만 열만 깨는 당신 : “어떻게 쓰지 말까?”
3장_거칠게 청킹하지 마라
4장_거칠게 생각하지 마라
3부_나를 바꾸는 글쓰기 : “어떻게 쓸까?”
5장_초점화, 문제화, 언어화
6장_어떻게 실재를 만들까?
7장_어떻게 쓸까?
에필로그_견기이작(見幾而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처럼 자기 안에 간절한 소망이 없는 한, 마법사가 사랑의 입맞춤을 공짜로 나눠 주려는 순간조차 개구리 울음이나 울어대기 일쑤다. 물론 개구리들은 이조차 거꾸로 생각한다. 어떤 간절한 소망이나 원대한 꿈을 갖기에는 자기 현실이나 주제가 너무 보잘것없다고 자탄한다. 그러나 실상은, 소망과 꿈이 없기 때문에 현실이나 주제가 늘 보잘것없는 데서 머무는 게 아닐까. 유종신지우 무일조지환(有終身之憂 無一朝之患, 『맹자』 「이루하」편)이라 했다. 군자는 평생 하나의 의문을 품고 살지만, 소인은 하루짜리 근심으로 평생을 산다. 군자는 어떻게 살지를 평생에 걸쳐 고민하되, 소인처럼 하루짜리 근심으로 살지 않는다. 그러나 소인은 하루짜리 근심들로 평생을 산다. 오늘은 이런 근심, 내일은 저런 걱정……, 그러나 대부분의 걱정이 담배 한 대 피우는 동안이면 시들해진다. 반면에 군자는 평생에 걸쳐 근심할 만한 가치 있는 근원적 고민으로 하루하루 살아간다. 이렇다 보니 소인은 군자를 보고도 자신의 생활 방식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군자도 어차피 걱정을 하며 살아가는데 기왕 할 바에야 자잘한 고민을 해야 재미있고 이내 풀릴 테니까.
의미가 대충 비슷하다고 이제까지 관용적으로 관습적으로 상투적으로 써 왔던 언어를 그대로 사용해서는 곤란하다. 문장 길이나 문법구조뿐 아니라 언어를 다루는 태도, 가령 어휘나 악센트나 억양까지도 새롭게 다듬고 바뀌어야 한다. 말투와 자세까지 변해야 한다. 어떤 경우든, 언어 사용의 실질적인 변화 없이 사람이 변하는 경우는 없으며, 사람이 변하면 그 사람의 언어 또한 변한다. 내가 변하지 않고 문장 기술만 훈련하는 것은 글쓰기 공부가 아니다. 이제까지의 나와는 다른 새로운 나로서의 모험을 시작하는 경험이어야 비로소 ‘창작으로서의 글쓰기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낯설게 하기’는 일상의 자동화된 인식을 배제하고, “사물에 대한 감각을 알려진 대로가 아닌 지각된 대로” 인식하려는 노력이다. 즉, 습관적?관용적?상투적 표현을 배제하고 지각된 그대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낯설게 하기’이다. 그런 점에서 ‘낯설게 하기’라는 용어는, 글 쓰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차라리 ‘작가 자신에게 지각된 그대로 표현하기’다. 일반언어는 누구나 사용하는 관습적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관습적?관용적 태도를 유지시켜 준다. 반면 문학언어 혹은 창작언어는 화자가 실질적으로 느낀 그대로, 혹은 화자만이 느끼는 그대로 서술한다. 그런 점에서 화자만의 감각과 개성이 보다 뚜렷하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