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76826992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3-02-1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 4
1부 불투명한 심연의 존재, 감각 사물
§1. 감각 사물에의 이력 — 13
§2. 심연의 불투명성, 또는 불투명한 심연 — 20
§3. 절대 이성에 따른 존재와 인식의 명증 — 26
§4. 실현 불가능한 이성의 욕망 — 33
§5. 칸트가 제시한 불투명한 심연의 존재 — 42
§6. 불투명성의 근원, 감각 사물의 영토 — 59
§7. 감각 자체와 더불어 지각되는 개별 사물을 무시한 사유들 — 71
§8. 감각 사물 — 84
2부 불투명성의 현상학
I. 후설: 불투명성의 실마리 — 97
§1. 후설의 명증성 원리 — 98
1) 후설의 명증성 정의 — 99
2) 충전적 명증성과 필증적 명증성 — 104
§2. 후설의 명증에 대한 물음 — 107
§3. 후설의 고뇌 — 110
§4. 원인상의 원초적인 불투명성 — 114
§5. 후설의 두 얼굴: 명증한 본질 필연의 세계와 불투명한 개별 착종의 생활세계 — 119
II. 하이데거: 존재의 불투명성 — 123
§1. 존재의 불투명성과 이해 — 124
§2. 현존재의 존재인 마음 씀과 존재의 불투명성 — 129
§3. 불안과 무를 통한 존재의 불투명성 — 134
§4. 불투명한 존재의 근원적 불투명성을 견뎌 내는 방책, 시작(詩作) — 140
III. 마르셀: 내 몸에서 열리는 신비 존재의 불투명성 — 145
§1. 불투명성의 형이상학 — 146
§2. 신비의 불투명성 — 163
IV. 사르트르: 주체의 투명성과 존재의 불투명성 — 167
§1. 존재의 근원적 우연성과 불투명성 — 169
§2. 의식의 대자존재성과 절대적 투명성 — 175
§3. 존재의 불투명성과 의식의 투명성 사이의 완전한 균열 — 179
§4. 즉자의 끈적끈적함, 충동 — 183
V. 메를로-퐁티: 몸과 살의 불투명성 — 187
§1. 존재 본질적 차이에 의한 몸의 불투명성 — 188
§2. 몸의 불투명성을 드러내는 개념들 — 191
§3. 살의 불투명성에 의한 존재론적인 전복 — 199
VI. 레비나스: 타자와의 관계의 불투명성 — 209
§1. 존재의 익명성 — 211
§2. 존재로부터의 존재자의 발생 - 히포스타시스(hypostasis) — 221
§3. 빛과 이성에 대한 비판 — 226
§4. 고통과 죽음의 타자성 — 228
§5. 타자와 타인 — 231
§6. 에로스적 공동체 — 236
§7. 마무리 — 238
VII. 리쾨르: 텍스트 세계의 불투명성 — 241
§1. 텍스트를 통한 주체의 매개적인 자기 이해 — 244
§2. 텍스트에서의 거리 두기 — 249
§3. 텍스트에 앞에서의 자기 이해의 전유 — 253
§4. 리쾨르의 신적 불투명성 — 257
VIII. 데리다: 현전과 부재 너머의 불투명성 — 261
§1. 후설의 의미 현전에 대한 비판 — 263
1) 현전 문제의 시발 — 263
2) 후설의 의미론 — 266
3) 후설의 기호론 — 268
§2. 후설의 음성 중심주의에 대한 데리다의 비판 — 272
§3. 데리다의 근원 문자의 비현전 — 275
§4. 데리다, 부재의 불투명성 — 278
3부 불투명성, 심연 그리고 충동
§1. 탈-도구의 환원, 절대적 잉여인 감각 사물 — 285
§2. 감각 사물과 뇌 — 289
참고문헌 — 293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말하자면, 일체의 존재를 통일하고자 하는 이성의 욕망은 존재적인 강압에 따른 것이 아니기에 존재론적으로 성취될 수 없다. 이에 이성으로서는 존재 자체가 자신이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무작정한 우연성 즉 절대적 우연성을 지녔음을 ‘절대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존재의 그 절대적 우연성 앞에서 ‘아연실색 무릎을 꿇고서’ 자신의 무능력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그저 존재의 근원적인 모호함을 불투명하게 표상할 뿐이다.
그리하여 인간의 의식에서 발휘되는 인식을 위한 최고 능력인 이성은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어마어마한 전투를 치렀지만, 결국에는 이른바 ‘존재의 심연’을 망연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고, 그 존재의 심연을 ‘불투명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일종의 ‘전쟁고아’와 같은 신세를 면할 수 없다. 그러나 이성은 일체의 존재를 통일하고자 하는 욕망을 저버릴 수 없고, 존재의 심연을 향해 곤두박질을 쳐서라도 그 실현 불가능한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고자 몸부림치게 된다. 이에 이성의 욕망은 존재의 심연을 향한 충동으로 급변한다.
마르셀은 체화된 나 자신이 지닌 불투명성을 외부 세계의 불투명성에 대한 바탕으로 보면서, 제아무리 세계 자체의 저 내밀한 곳으로 파고 들어가더라도 결국 불투명성을 마주하게 될 것인데, 그 심연에서의 불투명성마저 체화된 나 자신에서 성립하는 내 존재가 갖는 불투명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후설이 의식 작용인 노에시스와 의식 대상인 노에마가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연적인 지향적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한 것과 비교해 볼 때, 그 출발과 내용은 다를지라도 그 구조는 똑같다. 후설이 명증성을 중심으로 지향성을 제시했다면, 마르셀은 불투명성을 중심으로 지향 관계를 제시했다고 할 것이다. 마르셀이 제시한 이러한 불투명성의 지향 관계는 가장 명료하다고 여기는 관념들에까지 관철된다.
메를로-퐁티가 제시하는 유기체의 행동에 관한 이러한 해석에서 핵심은 순수한 외부의 환경과 순수한 유기체 내부의 질서가 결단코 정확하게 구분될 수 없고, 서로 얽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지각의 현상학』에 와서 ‘세계에의-존재’(l’etre-au-monde)라는 개념으로 발전한다. 이는 몸이 세계 속에 있으면서 세계를 향해 나아가 세계에 적응함으로써 세계와 일치를 이루고자 하는 본질적인 성향을 지녔음을 말하고, 아울러 체화된 의식 역시 몸처럼 그러한 성향을 지니고 심지어 반성하는 의식이나 정신 역시 본질에서는 몸처럼 그러한 성향을 지닌다는 점을 나타내는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