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76827890
· 쪽수 : 192쪽
책 소개
목차
서문 _7
1장 주체/행동과 다른 관점: 변화 _17
2장 변화 아래에서: 이행과정 _27
3장 눈은 녹는다(또는 존재를 위한 입장은 이행과정의 사유를 가로막는다) _35
4장 변용에 시작이 있는가? _49
5장 이행과정 또는 횡단—늙음은 항상 이미 시작되었다 _59
6장 반전의 모습 _71
7장 삶의 유동성(또는 어떤 것이 어떻게 이미 다른 것이 되어 있는가?) _87
8장 ‘시간’을 발명해야 했는가? _105
9장 사건의 신화 _121
10장 부족한 개념: 역사, 전략, 정치 _139
옮긴이 해제 간극과 탈합치 _159
옮긴이 후기 _185
프랑수아 줄리앙의 저작 _189
책속에서
플라톤은 인접성에서 계속성으로 이행하기 위한 일관된 해법으로서 특정 시간에도 다음의 다른 시간에도 속하지 않는 순간, 즉 ‘시간 바깥’이라는 순간을 이 두 종류의 시간 사이에 가정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 두 시간, 즉 이전과 나중을 연결하려면 시간 바깥의 ‘갑자기’를 만들어 내는 것 말고는 다른 근거가 남아 있지 않은 것이다. ‘갑자기’는 그 자체로는 가능한 ‘장소’가 실제로 없는 ‘비-장소’로서 지극히 ‘괴이한’ 것이며 변화의 연속성에 난폭하게 구멍을 내는 것이다.
어떻게 우리는 한 문장에서 다른 문장으로, 한 단락에서 다른 단락으로, 한 장章에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가? 선행하는 것과 단절하고, 이어지면서 펼쳐지는 사유를 이 단절을 통해 따라가는 것이 아닌가? 텍스트 내에 남겨진 여백은 비어 있는 곳이 아니라, 그 반대로 우리가 그 안에 쓰지 않지만 텍스트가 계속해서 나아가는 생산 장소이다. […] 우리가 배를 타고 있고 노를 잠깐 들어 올릴 때 이것은 이행과정의 기술이다. 우리는 더 이상 노를 젓지 않고, 노를 젓는—글 쓰는—움직임은 멈췄지만, 배는 물결에 실려 이미 진입한 쪽으로 나아간다.
유럽 사유와 반대로 중국 사유는 언어에 의해 열린 다른 길을 따름으로써 이행과정의 비-분리, 그리고 거기서 비롯하는 고요한 변화를, 실존의 모든 과정에 접근할 관점으로 삼을 수 있었다. 삶과 세계는 끊임없는 이행과정에 있지 않을까? 물론 이는 철학에서 내세우는 ‘유동성’과는 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