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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근대철학 > 근대철학 일반
· ISBN : 9788976828675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4-06-3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5
1부 카시러의 「형식과 기술」 9
I 11
II 24
III 45
IV 57
2부 카시러의 기술철학 읽기 ━ 자유의 형식으로서의 기술 71
1장 카시러의 상징적 형식의 철학 또는 문화철학 73
2장 카시러의 기술철학 논문 읽기 94
3장 카시러 기술철학의 현재성 172
참고문헌 181
책속에서
기술의 “존재”와 “그러함”(Sosein)의 규정, 즉 기술이 무엇인지의 직관이 그 가치에 대한 판단보다 선행해야 한다. 여기서 새로운 딜레마가 생기는 것 같다. 왜냐하면 기술의 “존재”는 활동성 속에서만 파악하고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의 존재는 오로지 그 기능 속에서만 드러난다. 즉 기술 존재는 단순히 바깥으로 현상한다는 것, 기술이 바깥으로 드러난다는 것이 아니라 이 외화의 방식과 방향 속에 존립한다. 즉 그것은 이 외화가 보여 주는 형태화 경향과 형태화 과정 속에 존립한다. 그래서 기술 존재는 생성 속에 있으며, 기술 작품은 에너지 속에서만 가시화된다. 하지만 이 어려움은 앞으로의 고찰에 길을 지시하고 마련해 준다. 왜냐하면 이런 점에서 내용적인 측면과 상관없이 순수 형식적이고 원칙적인 관점에서 정신의 다른 기초 위력과 [정신의 기초 위력 중 하나인] 기술 간의 근친성과 내적 관계가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이 모든 위력들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훔볼트가 언어에 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 것이 적용된다. 참된 개념 규정, 이들 위력에 대한 유일하게 참된 “정의”는 생성적 정의일 수밖에 없다.
인간은 처음에는 매우 미미한 정도로만 도구에 작용을 가함으로써, 도구를 가지고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도구는 대상 세계의 변형을 위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이러한 대상 변경 과정에서 스스로 변형되며, 이곳저곳을 이동한다. 이 변형에서 이제 인간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자기-의식의 고유한 강화를 체험한다. 새로운 세계-관점, 새로운 세계에 대한 느낌이 이제 신화적-종교적 세계관점과 맞서게 된다. 인간은 이제 자신의 운명과 자신에 대한 지식의 커다란 전환점에 서 있다. 이 전환점을 그리스 신화는 프로메테우스라는 인물 속에서 확증하고 있다. 악마나 신에 대한 두려움은 티탄족 신[프로메테우스]의 자부심(Stolz), 그의 자유의식에 대립하게 된다. 신적인 불은 불멸자의 자리에서 벗어나 인간 영역에, 그의 거주지, 화덕에 정착하게 된다. 마법이 인간을 만족시켰던 소원과 꿈의 나라는 부서졌다. 새로운 현실에 도달했음을 인간은 스스로 알게 된다. 이 현실은 충분한 진지함과 엄격함, 모든 소원을 파괴하는 필연성으로 인간을 맞이한다. 하지만 인간이 이 필연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면서, 즉 세계를 더 이상 자신의 소원에 따라 조종할 수 없게 되면서, 이제 인간은 점점 더 현실을 자신의 의지로 지배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는 더 이상 현실을 현실 궤도 바깥으로 조종하려 하지 않는다. 그는 자연의 강철 같은 법칙에 맞춘다.
이 점에서 카시러는 전통적인 진리대응설을 비판한다. 진리대응설에 따르면 개념과 사물의 일치가 진리이다. 즉 바깥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진술하면 이 명제는 진리다. 하지만 카시러가 볼 때 직접적으로 존재하는 사물이나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사물과 사실은 우리의 상징적 형식을 통해 매개되고 구성된 것이다. 날것의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물자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날것의 사물이 우리에게 준 인상 중 의미 있는 것만이 주목의 대상이 되며, 이 대상이 주는 특정한 의미를 인간은 자신이 창조한 상징을 통해 다시 표현한다. 이때 상징은 앞에서 언급한 “구성도식”처럼 주어진 인상으로부터 계속 멀어져 인간 스스로가 창조한 순수한 기호체계로 나아간다. 우리는 이처럼 상징적 형식을 통해서만 세계와 관계 맺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세계는 오로지 상징적 형식을 통해서만 구성된 것으로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