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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76828781
· 쪽수 : 192쪽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7
서문 9
참고문헌 약어 11
I. 인간과 물질적인 세계 19
II. 인간과 신령한 세계 59
III. 인간과 신성한 세계 95
IV. 이교와 기독교의 대화 131
옮긴이 후기 171
찾아보기 177
책속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황위에 올랐을 때, 로마의 평화(pax Romana)가 종국에 임박했고, 이민족 침입과 유혈 내란, 재발하는 전염병, 급성 인플레이션과 극심한 개인적 불안의 시대가 뒤따르리라는 경종은 세상에 울리지 않았다. 오랫동안 대다수의 개인은 늘 생각한 대로 생각하고 느꼈던 대로 느끼길 지속해야만 했다.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적응은 오로지 점진적으로 이루어졌다. 더 놀랍게도, 이와 반대되는 순서로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도덕적·지적 불안정이 물질적 불안정을 예견하게 했다.
이교도와 기독교인은 … 육체에 대한 비난을 쌓는 데 서로 경쟁했다. 육체는 ‘진흙과 헝겊’이며, ‘더러운 똥오줌 가방’이다. 인간은 마치 더러운 물의 욕조에 있는 것처럼 그것에 빠져 있다. 플로티누스는 아예 육신 안에 있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성 안토니우스는 그가 먹거나 다른 육체적 기능을 만족시킬 때마다 매번 얼굴을 붉혔다. 육체의 삶은 영혼의 죽음이기 때문에 구원은 육체를 죽이는 것에 놓여 있었다.
내가 이 장에서 보여 주려고 시도한 것은 인간 조건에 대한 경멸과 육체에 대한 증오가 이 시기의 문화 전체에 퍼져 있는 전염병이었으며, 더욱 극단적인 형태로는 주로 기독교인이나 영지주의자에게 나타났지만, 그것의 징후는 더욱 온건한 형태로 순수한 그리스 교육을 받은 이교도한테도 드러났다는 점이다. … 나는 이 전체적인 전개를 외인성 감염병이라기보다는 내인성 신경증, 격렬하면서도 널리 퍼진 죄의식의 지표로서 보는 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