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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인문학 일반
· ISBN : 9788978012997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1-02-28
책 소개
목차
머리말 5
제1부 식민/피식민 사이의 문화 번역
식민지 ‘학지’의 경합과 형성 양상 - 식민지 조선에서의 ‘제국대학’설립 과정을 중심으로
·박광현
1. ‘경합’하는 조선의 ‘제국대학’ 담론의 장
2. 『조선사강좌』 동인 그룹과 ‘경성제대’ 담론
3. 경성제대와 새로운 분과 학문의 이식
4. 초기 경성제대 교수진의 유형화
5. 식민지 공공성의 확대와 조선인 지식사회의 주변화
재조선이라는 시좌와 여행철학 - 도한 일본인의 조선상과 아베 요시시게의 한일비교문화론
·나카네 다카유키(中根隆行)
1. 여행의 어지와 요청되는‘외지’여행
2. 도한 일본인의 제국주의적 욕망과 조선 표상
3. 경성제대 시절의 아베 요시시게
4. 아베 요시시게의 여행철학과 한일비교문화론
‘식민지 이주자’의 목소리, ‘이민자’의 목소리 - 일본 초기 식민지 여행담과 안내서에 나타난‘조선’ 1894~1914
·이헬렌(Helen J. S. Lee)
1. “식민지 이주자들”의 목소리, “이민자들”의 목소리
2. 『조선잡기』
3. 『최신의 한반도』
4. 1900년대 정부의 이민정책 선전
5. 어느 일본 이민자의 증언: 『조선에 가려는 이들에게』
6. 결 론
‘외지문학’에 나타난 타자의 형상과 제국 ·신승모
1. 1940년대 전반기의 ‘외지문학’에 관한 단상
2. 제19회 아쿠타가와 수상작의 문제
3. 제국에 회수되는 ‘만주인’의 성성―야기 요시노리의「류꽝후」
4. ‘인간’을 ‘황민’으로 치환한 잘못된 구원―오비 주조의「등반」
5. 1940년대 전반기 ‘외지문학’의 오류
공간 치환과 고향 상실의 근대적 경험 - 식민통치시기의 타이완소설에 나타나는 객지와 고향
·주후이주(朱惠足)
1. 공간 전위의 근대성 경험: 나카무라 지헤이의「여행지에서」
2. 의사가족에서 좌익운동의 실패까지: 장원환의「아버지의 요구」
3. ‘일본’공간의 이식과 치환: 마스기 시즈에의「오추」
4. 안식처의 상실: 조우진보의「향수」
제2부 식민지 조선의 공간과 장소 표상
일본의 식민지 철도여행과 창가 - 『만한철도창가』(1906)를 중심으로 ·구인모
1. 서 론
2. 과거를 향한 여정, 전쟁의 자취를 더듬는 여정
3. 식민주의 욕망이 그려 낸 상상의 여정
4. 다른 식민지 철도창가의 사례
5. 국민국가, 제국의 심상지리와 철도창가
6. 결 론
근대소설에 나타난 평양 표상과 그 의미 - 서북계 개신교 엘리트 문화의 시론적 고찰
·이철호
1. 근대적 갱생을 위한 공간
2. 대동강 혹은 모더니티의 이율배반
3. 자연, 청년, 창가의 세계
4. 결론을 대신하여
장소로서의 동경 - 1930년대 식민지 조선작가의 동경 표상 ·허병식
1. 동경, 제국의 공간과 장소
2. 문명화과정과 산보의 감각
3. 이상의 동경, 모더니티의 장소
4. 박태원의 만보와 거주, 자기 테크놀로지의 장소
5. 장혁주와 식민지적 주체성의 구축
6. 장소의 균질화와 제국/식민지의 욕망 구조
경성지리지, 이중언어의 장소론 - 채만식의「종로의 주민」과 식민도시의 (언어) 감각???
·황호덕
1. 그리니치빌리지의 전설 ― 명동 문학의 신화와 그 심리
2. 식민 도시의 산책자 ― 내적 국경을 월경하는 신체
3. 장소적 육체와 그 경계 ― 국어 공간과 조선어 공간
4. 哀悼京城, 好喪京城 ― 공간에서 장소로
장혁주의 장편소설 『개간』에 대해서 ·와타나베 나오키(渡?直紀)
1. 조선인 ‘황도작가’의 만주 관련 작품
2. 사건취재의 흔적(1) ― 실재인물의 등장 등
3. 사건취재의 흔적(2) ―「리턴보고서」
4. 사건취재의 흔적(3) ― 복잡한 인간관계, 재만 조선인의 법적 지위 등의 제시
5. 후경화하는 농민들의 애환
6. 소 결
저자 소개 334
저자소개
책속에서
조선인의 나태함은 조선인의 긴 담뱃대, 느릿느릿 진행하는 일처리 등의 상징적 시구를 통해 그려진다. 예를 들어 <조선잡기>는 일본인 목수라면 반나절에 처리할 일을 조선인 목수는 사나흘이나 질질 끈다고 주장한다. 조선인이 일본과 다른 민족이며 두말할 나위 없이 열등한 인종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과학적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집합적 이미지는 반복해서 나타난다.
이러한 철도창가라는 양식은 한편으로는 파노라마적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의 고정된 시점에서 바라보는 풍경의 무한한 연속만을 제시할 뿐이다. 그러한 시점의 변화는 앞장에서 살펴본 “오른편은 다카나와 센가쿠지 마흔일곱 의사 무덤 있는 곳 눈은 녹아도 남은 이름은 천년 뒤까지도”와 같은 작품에서 알 수 있듯이, 특별한 의미를 제시하는 장면이 아니면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바로 여기에 국민국가 혹은 제국이 허용한 시선, 그리고 정서에 따라서 제 고향은 물론 이향의 삶과 기억, 정체성을 바라보게 하는 권력이 작동한다. 철도여행이 자연으로부터 현재성과 아우라를 박탈하고 자연을 풍경의 차원으로 격하시켰다면, 이러한 권력은 철도여행의 주체 혹은 철도창가의 독자나 가창자들에게 수동적인 태도를 암암리에 요구한다. 그리고 철도창가는 근본적으로 음악이 지닌 감각적 직접성으로 이러한 권력을 쉽게 은폐한다.
1910년대를 전후해서 근대 지식인들이 일본 유학과 여행 체험에서 근대 문명과 주체성의 표상을 학습하는 ‘문명의 장소’로서 동경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자신들이 떠나온 고향 조선의 현재가 낙후되어 있음을 자각하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 일본이라는 문명의 중심에 자리 잡은 동경이라는 장소는 낙후된 조선과 고도로 문명화된 일본 사이의 현격한 낙차落差를 경험하는 상상적 공간으로 격상된다. 때로 그 장소는 제국의 문명을 경험하는 식민지인들의 정체성이 유동하고 확장되는 공간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동경이라는 장소에 대한 지각체험이 불러온 것은 미개한 조선의 현재를 향해 애도를 표하는 감정과 문명의 중심인 일본의 현재에 대해 감탄하는 반응으로 드러난다. 그것은 전근대와 근대의 차이이며, 미개와 문명의 낙차이기도 하다. 그 차이의 경험이 최대치를 이루게 되는 순간이 그들이 문명의 중심인 동경에 발을 딛게 되는 바로 그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