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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역사학 > 역사비평
· ISBN : 9788991221840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1-07-01
책 소개
목차
‘반(反)기념’의 역사학을 위해
1부 제국을 욕망하는 역사적 상상
근대계몽기 ‘국민’ 담론과 ‘문명국가’의 상상: 《태극학보》를 중심으로 _정선태
민족의 위대성과 타민족의 정복: 안확의 민족담론 _박노자
황군의 사랑, 왜 병사가 아니라 그녀가 죽는가: 〈조선해협〉, 기다림의 멜로드라마 _이영재
근대 한국의 역사 서술과 타자화된 여진족 _정다함
2부 반식민과 탈식민의 경계에서
식민지 시기 ‘현모양처’론과 ‘신여성’ _홍양희
식민지 조선의 ‘만주’ 담론과 정치적 무의식: 문학평론가 임화의 1940년대 전반의 논의를 중심으로 _와타나베 나오키
해방공간과 전석담의 역사 인식: 근대 국민국가로의 이행과 마르크스주의 역사학 _오웬 밀러
박정희 체제 근대화 담론의 식민성 _황병주
탈식민주의 페미니스트의 기지촌 ‘여성’ 읽기 _이나영
3부 트랜스내셔널 코리아
이주노동자 운동과 트랜스내셔널 코리아 _이진경
누가 민족문학을 두려워하랴: 트랜스내셔널리즘 시대의 민족문학론 _윤성호
해외동포를 겨냥한 초국가적 정책: 문화 정체성 형성, 세계화,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포’라는 개념 _손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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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식민지 희생자 의식에서 비롯된 궁정 역사학
궁정 역사학의 국가주의적 코드는 기실 새로울 것도 없다. 국가적 정통성을 뒷받침해온 근대 역사학 주류의 부끄러운 역사에서 그것은 별반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문제는 이 국가주의적 역사 해석이 위로부터 강제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헤게모니적 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의 경우, 우리 모두 식민주의의 희생자였다는 널리 퍼져 있는 역사(무)의식과 접목되면서 국가주의적 역사 해석의 헤게모니적 효과는 더욱 증폭되어 왔다. 남이나 북이나 또다시 식민주의의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국가를 강화해야 한다는 권력의 논리가 해방 직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호소력과 설득력을 행사해왔다.〈‘반(反)기념’의 역사학을 위해〉중에서
전 국가적 차원에서의 ‘국민 만들기’
국가권력의 온존을 위해서 국가 안보를 과장하다 보면 개인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소지가 높다는 점은 조금도 고려되지 않는다. 다만, ‘국가’를 초월적 정당성을 지닌 조직으로 상정하고, 여기에서 이탈하는 개인들을 ‘비국민’으로 가차 없이 배제하는 지적 메커니즘만이 작동하고 있을 따름이다. 개인주의가 이기주의와 ‘자연스럽게’ 동일시되는 지점에서 근대사상의 굴절 또는 왜곡을 목격할 수 있거니와, 이는《태극학보》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장응진을 비롯한 많은 필자들의 사상적 토대가 되었던 기독교도 예외 없이 ‘국민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동원된다. 기독교 사상의 한국적 변용의 일례라 할 수 있다.
〈근대계몽기 ‘국민’ 담론과 ‘문명국가’의 상상〉중에서
조선인 민족성에 대한 논의
안확은 ‘조선인 민족성’의 일곱 가지 “근본적 특성” 가운데 하나로 “평화 낙천”을 언급했다. 조선인을 멸시하는 일본인들이 들먹이는 ‘겁나(怯懦)’를 그는 “평화”라는 긍정적 측면으로 대체, 승화시킨 것이다. 그에게는 “술과 웃음, 농담, 호탕함”을 수반했던 농민들의 “낙천적 평화로움”은 ‘싸움’이나 ‘흥정’ 등 자기 의사 관철의 적극적인 방편을 전혀 쓰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가 본 조선인들은 “쾌활하고 활동적이고 매우 간섭적”이었다. 즉 타인의 일을 소극적으로 방관하지 않고 늘 만류, 조언 등의 형태로 “쾌활하게” 말려드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활발하고, 호탕하고, 만사에 적극적인 조선인들이 죽음에 대해서도 특별한 공포가 없고 죽은 자와 산 자가 같은 세상에서 공생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안확이 본 조선인의 “평화적 낙천 정신”이었다.〈민족의 위대성과 타민족의 정복〉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