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의 기적입니다

기적
웃음을 닮는다
동행
꽃씨
하늘우체국
화음

인연은 서로에게 흐르는 강물 소리를 듣는 일이다.
응시하는 곳은 다른지 모른다. 그러나 이 세상을 건너면서 바로 옆자리에, 함께 길을 걸어온 누군가 있다는 건 모든 이유가 된다. 우리들 속에는 얼마나 큰 강이 흐르는가.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하루, 고맙고 고마운 일이다.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고 흔히들 말한다.
우리가 언제 빈손이었던가.
우리는 스스로 가장 신성한 선물이 되어,
가장 신성한 선물을 가지고 왔고,
가장 신성한 선물을 받아 간다.
우리는 빈손으로 온 것이 아니다.
무수한 별들로부터 받은 모든 경이를 가지고 이 세상에 왔다.
수많은 신성이 보태고 보태어진 것을 우리는 인연이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기를 처음 만날 때 스스로 신성해진다.
신생아의 손 안에 쥐여 있는 건 무한한 삶의 비밀,
앞으로 풀어낼 어마어마한 기적들이다.

오래 귀를 기울이는 것, 공경하는 마음으로 듣는 것. 어쩌면 꽃은 우리의 오랜 기다림을 들었는지 모른다. 아니, 무수한 생명들이 보이지 않아도 우리의 마음을 듣고 있는 건 아닐까. 오래 응시하면 들리고, 오래 경청하면 보인다.
그것이 인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