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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문학 > 일본문학
· ISBN : 9788982731884
· 쪽수 : 378쪽
· 출판일 : 2006-12-11
책 소개
목차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익사이터블 보이
오아시스의 연인
선샤인 거리의 내전
리뷰
책속에서
나는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될 말을 했다. "다카시, 죽지 마라." 녀석이 코웃음을 친다. "내가 죽을 것처럼 보여?"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교이치를 떠올리고 있었다. 폭풍이 치는 밤의 죽음과, 그 죽음을 그리워하는 댄스. 그 차디찬 손이 다음에 누구의 볼을 쓰다듬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중에서
두 꼬맹이의 얘기는 지극히 일상적인 내용이었다. 내 주변에도 그런 녀석들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빈둥빈둥 놀았고, 노는 게 싫증나서 일거리를 찾았고. 중졸로는 몸이 편하고 수입도 괜찮고 폼도 나는 직장을 얻을 수 없었고. 당연하다. 둘 다 스스로 뭔가 노력한 건 전혀 없다. 이 녀석들도 소뇌만으로 살아가는 도마뱀 같은 족속들이었다.
그 다음은 뻔하다. 부모가 닦달하니까 집을 나왔고. 갖고 있던 돈은 금방 바닥이 났고. 월 2만 엔의 방세도 내지 못하고 배가 고파서 죽을 지경이었고. 처음으로 한 번 날치기를 해 봤는데 쉽게 성공했고. 그 다음부터는 그저 습관적으로 계속했고. 다친 사람에게는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고. - '소년 계수기' 중에서
온화한 봄날이 지나갔다. 3월 말부터 5월까지는 도쿄에서조차 살아 있는 것 자체가 너무나 즐거워지는 계절이다. 상쾌한 바람과 부드러운 햇살, 거리를 걷는 이들의 가벼운 발걸음. 벚꽃이 활짝 피면 그것을 신호로 거무스름하게 찌든 거리 이곳저곳에서 이름 모를 꽃들이 잇따라 피어난다. 도쿄에는 자연이 넉넉지 않다. 이따금 푼돈을 쥐고 기뻐하는 가난뱅이와 마찬가지로 부족한 것일수록 그 고마움을 깨닫기 마련이다. - '뼈의 소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