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사내에게 찾아온 행운

빈(Wien)식 로맨스

뒤죽박죽 사나이

불행한 사내에게 찾아온 행운

야성의 부름

라츨로의 시체들

커피 크림을 사는 남자

푸카푸카 섬에서

어쩌면 그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대중의 관심이 사그러들수록 페힐라인의 자기 사랑도 빛을 잃어갔다. 그는 이제 거울을 보며 웃는 대신 걱정스런 눈빛으로 방 한구석을 쳐다보는 일이 잦아졌다.

그리고 어느 날 아침, 그는 침대 머리맡에서 깨끗이 접은 편지 한 장을 발견했다.

나 자신에게 잘못한 게 없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자꾸만 답답해.
나, 나 자신의 구속을 느껴.
이제 숨막혀.
끊임없이 내 생각만 한다는 건.
하루 종일 나와 함께
풀로 붙인 듯 답답하게 살 수는 없어.

난 언제나 나의 사랑을 내게
고백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이제야 알았어.
나는 나와 잘 맞지 않는다는 걸.
정말 미안해.
아름다웠어. 함께 지낸 시간.
좋은 시간이었어. 하지만 안녕.

(본문 38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