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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문인에세이
· ISBN : 9788984010994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05-10-10
책 소개
목차
제1부 느림
멧비둘기
느림
봄
마을
복숭아를 따다!
근심도 꽃이다!
강아지
몸살
남자
을유국도행차도
활
제2부 예찬
여름
독도
친구
국수
비빔밥
마라톤
작약
라이벌
걷기
책
뜰
물
술
제3부 유감
아버지의 고독
우리는 왜 일하는가?
졸업식 유감
잠든 여우는 닭을 잡지 못한다
내 핏속의 야생 호랑이
벗고 싶은 자 벗게 하라!
편 가르기
한국문학을 향한 아홉 개의 물음과 답변
독도사랑 시낭송 예술제 참관기
제4부 은둔
봄 이야기
대서
은둔자
문장
책상과 서가
고원에 이르는 길
딸기
죽음, 삶의 긴 여정에서 지나치는 정거장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제5부 초상
옛날은 돌아오지 않는다!
총선과 돌배나무
다시 정치에 대하여
안백룡 화백의 '소오갈 선생' 4천 회에 부쳐
생각은 그 사람을 만든다
패자부활전
어느 문학평론가의 초상
딸에게 쓰는 편지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아버지의 무능력 때문에 내 삶이 구질구질해졌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내게 비바람을 피할 수 없는 집과 같은 존재도 아니요, 본받고 우러러 보는 영웅도 아니었다. 아버지는 반면적 가르침을 주는 반면교사(班面敎師)였다. 나 역시 아버지에게 어디로 튈지 모를 청개구리같이 종잡을 수 없는 아들이었다. 아버지의 기대와 어긋나는 길에서만 신명이 났으니, 나는 무던히도 아버지의 속을 썩이는 아들이었다.
... 나는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아버지는 삶의 무게로 버거워해도, 외로워해서도 안 되는 존재인 것이다. 아버지의 근엄한 얼굴 뒤에 숨은 외로움과 고달프과 슬픔을 바로 보지 못했다. 나는 아버지의 등에 기대려고만 했지, 외로운 아버지가 기댈 수 있게 내 등을 빌려드린 적이 없다.
이래저래 아버지에 대한 살가운 추억이 없다. 그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벌써 몇 해째다. 문득 아버지, 저, 아파요, 하고 가만히 발음하니 저절로 눈물이 난다. 아버지 살아 계실 때 한번도 못해 본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