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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84372658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5-06-09
책 소개
목차
프랑스 / 8
영국 / 69
스페인 / 112
이탈리아 / 159
리비아 / 221
프랑스 / 256
옮긴이의 말 / 278
리뷰
책속에서
파텔은 잠시 눈앞에서 유리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닫히는 광경을 관찰했다. 현대적인 것에 대한 모든 경험은 양어머니 시링그의 집에 있는 텔레비전에서 본 할리우드와 볼리우드 영화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파텔이 현대 기술의 보석이라 생각했던 인공적인 것들이 유럽 사람들에게는 한낱 보잘것없는 조형물일 뿐이며, 아무도 자동 유리문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같은 종류의 시설이 키샨요구르에 있었다면 파텔은 매번 유리문을 지날 때마다 감탄스러운 마음으로 그윽하게 바라보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이 자라 버릇없는 사람들이 됐나 봐.’
파텔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케아 씨는 민주적 성향의 서방 국가에서 온 사람치고는 어느 모로 보나 당돌하다고 할 수 있는 영업 방식을 택했다. 이케아가 좋든 싫든 매장 전체를 방문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서 하는 말이었다.
가령 제일 아래층에 위치한 셀프 서비스 코너에 가려면 일단 2층으로 올라가 끝없이 이어지는 긴 복도를 따라가야 했다. 가는 길에는 누가 더 멋있는지 뽐내고 있는 다양한 견본 침실, 거실, 주방을 보며 지나야 했고, 그다음 입에 침이 고이게 하는 식당을 지나야 했다. 식당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미트볼, 연어 샌드위치 등을 안 먹고 지나치는 사람은 몇 없을 테니 말이었다. 식당을 지나고 나야 비로소 목적지인 셀프 서비스 진열대에 도착해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었다. 나사못 세 개, 볼트 두 개를 사려고 왔던 사람이 네 시간 후 주방가구 일습과 소화불량까지 덤으로 얻어 돌아가는 꼴이 되기 일쑤였다.
스웨덴 사람들은 영리한 사람들임에 틀림없었다. 그들은 혹시라도 정해진 방문 궤도에서 이탈하려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그랬는지 바닥에 노란 줄까지 그어놓는 철저함을 보였다. 덕분에 파텔은 가구의 제왕이 옷장 위에 저격수를 매복시켜 두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2층을 돌아다니는 내내 노란 줄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않았다.
“하나만 더 묻죠. 궁금해서 그러는데 어째서 못 1만 5천개짜리 침대가 2백 개짜리보다 값이 3배나 더 싼 거죠? 게다가 훨씬 더 위험하고요.”
매장 점원은 고객이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는 듯 안경테 너머로 파텔을 넘겨다보았다.
“질문을 이해 못하셨나 보군요. 제 말은 어떤 바보가 값은 더 비싼데 훨씬 덜 안락하고 위험한 물건을 사겠냐는 말이었습니다.”
“합판에 미리 그려진 1만 5천 개의 구멍에 못을 박느라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아마 그런 질문은 하지 않으실 겁니다. 그러고 나면 값이 약간 더 비싸고 안락하고 더 위험한 2백 개짜리 모델을 사지 않은 걸 후회할 테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