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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테 링크 (지은이), 강명순 (옮긴이)
밝은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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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다른 아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84372962
· 쪽수 : 544쪽
· 출판일 : 2016-07-22

책 소개

샤를로테 링크 대표작. 영국 북부 요크셔의 스카보로 시 인근 자그마한 바닷가 마을인 스테인턴데일의 목가적인 경관을 배경으로 인간의 이기심과 증오심,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에 대한 무지와 질시, 무관심이 얼마나 끔찍한 비극을 야기할 수 있는지를 담고 있다.

목차

1970년 12월 / 6
2008년 7월 / 12
2008년 10월 / 30
옮긴이의 말 / 541

저자소개

샤를로테 링크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3년 프랑크푸르트 암마인에서 태어났다. 작가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10대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1985년《크롬웰의 꿈, 또는 아름다운 헬레나》를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샤를로테 링크의 소설은 현재까지 독일 내에서만 2,500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고,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독일에서는 국민작가로 불릴 만큼 높은 인기와 명성을 누리고 있으며, 다수의 소설이 드라마로 제작되어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샤를로테 링크의 소설은 인간심리에 대한 예리하고 깊이 있는 통찰로 인간의 내면세계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감정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을 통해 사회와 인간의 이면에 감추어진 허위와 모순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으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절묘한 플롯과 반전으로 전 세계 심리스릴러 마니아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현재 프랑크푸르트 암마인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2015년 작 《속임수》는 출간 직후 《슈피겔》지 집계 베스트셀러 1위에 랭크되며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이 소설은 은퇴한 형사 리처드가 자택에서 참혹하게 살해되는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한 형사의 그릇된 선택이 한 가족의 비극을 야기한 끝에 연쇄살인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과 타인에 대한 몰이해를 날카롭게 비판한 소설이다. 주요 작품으로《다른 아이》,《죄의 메아리》, 《폭스 밸리》, 《숭배자》, 《착각》, 《침묵의 끝》, 《낯선 손님》, 《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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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결혼한다고?”
지나치게 놀란 티를 낼 경우 그웬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르지만 그야말로 쇼킹한 소식이라 미처 감정을 조절하기가 어려웠다.
전형적인 시골 처녀, 외딴 농장에서 은둔자처럼 살아가고 있는 여자, 시간이 멈춰 선 듯 언제나 변함없이 촌스러운 여자, 누군가 기적처럼 나타나 청혼하러 오기 전에는 평생 혼자 살 수밖에 없을 듯했던 전형적인 19세기 스타일 여자 그웬 베켓이 결혼한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미안! 난 네가 결혼할 생각이 아예 없는 줄 알았어.”
레슬리는 그렇게 변명했지만 그 말은 거짓이었다. 그동안 그웬이 평소 탐독하는 연애소설에서처럼 멋진 왕지님 같은 남자가 나타나 꿈같은 사랑이 실현되기를 꿈꿔 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 내 자신도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렇게 됐어. 솔직히 남자를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접은 상태였었지. 결혼식은 12월 초쯤에 할 생각이야.”
“축하해! 넌 내가 얼마나 기쁜지 모를 거야. 도대체 너에게 행운을 안겨준 남자가 누구야?”


채드 베켓, 그웬의 부친은 늘 그랬듯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었다. 좀처럼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데이브 탠너와 딸의 약혼에 대해 그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 역시 절대로 속마음을 표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설령 딸과 둘이서만 있는 자리이고, 주변에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도 달라질 건 없었다. 그는 딸이 원하는 일을 가로막은 적이 없었다. 설령 결혼을 말리는 게 딸에게 도움이 된다고 해도 나서지 않을 사람이었다.피오나 반즈, 싸움닭 기질이 농후하고 베켓 부녀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나서는 사람이었다. 베켓농장 사람들에게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계속 채드 베켓 옆에 앉아 질긴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고 있었다. 콜린은 매년 여름 베켓농장에서 여름휴가를 보냈기 때문에 피오나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았다. 피오나는 수시로 베켓농장에 들러 채드와 함께 마당에서 햇볕을 쬐기도 하고, 초원으로 함께 산책을 나가기도 했다. 두 사람이 자주 벌이는 입씨름은 마치 수십 년 동안 함께 산 부부처럼 서로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된 일종의 의사소통 방식이었다. 피오나와 채드는 오랜 친구 사이였다. 그들의 우정이 언제 시작되었고, 또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 아무도 몰랐다.


어떤 여자가 내 앞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내게로 상체를 기울였다. 엄마보다 약간 나이가 많아 보였고, 세련되고 다정한 얼굴이었다. 그 여자가 나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이름이 뭐니?”
그녀는 내가 미처 대답도 하기 전에 옷깃에 붙은 식별표를 보고 스스로 이름을 알아냈다.
“아, 피오나 스웨일즈구나. 1929년 7월 29일 생이면 열한 살이겠네?”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나 긴장했던지 목소리가 밖으로 새나오지 않았다.
그녀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엠마 베켓이라고 해.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농장에 살고 있어. 라디오에서 아이들을 시골로 내려 보낸다는 뉴스를 들었지. 나도 돕고 싶은 마음에 나왔단다. 나랑 같이 우리 집에 가지 않을래?”
나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친절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어 다행이었다.
나는 그때까지 농장이라는 곳에 가본 적이 없었다.
엠마 베켓이 브라이언을 쳐다보았다.
“이 아이는 네 남동생이니?”
그때까지 계속 양말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브라이언이 도움을 청하듯 급히 내 팔을 붙잡았다.
“내 동생이 아니라 옆집에 살던 아이에요. 그제 밤에 이 아이가 살던 아파트가 독일군의 폭격을 당했어요. 그때 이 아이의 부모와 형제들이 다 죽었다고 들었어요.”
엠마 베켓은 강한 충격을 받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혀를 끌끌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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