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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테 링크 (지은이), 강명순 (옮긴이)
밝은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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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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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수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84374010
· 쪽수 : 600쪽
· 출판일 : 2020-05-25

책 소개

2018년 슈피겔 지 집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독자들로부터 널리 사랑받은 소설이다. 인간심리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로 작중인물들의 감정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한편 다양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통해 현대사회의 이면에 감추어진 허위와 모순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

목차

제 1 부 - 26p
제 2 부 - 199p
옮긴이의 말 - 597p

저자소개

샤를로테 링크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3년 프랑크푸르트 암마인에서 태어났다. 작가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10대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1985년《크롬웰의 꿈, 또는 아름다운 헬레나》를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샤를로테 링크의 소설은 현재까지 독일 내에서만 2,500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고,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독일에서는 국민작가로 불릴 만큼 높은 인기와 명성을 누리고 있으며, 다수의 소설이 드라마로 제작되어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샤를로테 링크의 소설은 인간심리에 대한 예리하고 깊이 있는 통찰로 인간의 내면세계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감정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을 통해 사회와 인간의 이면에 감추어진 허위와 모순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으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절묘한 플롯과 반전으로 전 세계 심리스릴러 마니아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현재 프랑크푸르트 암마인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2015년 작 《속임수》는 출간 직후 《슈피겔》지 집계 베스트셀러 1위에 랭크되며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이 소설은 은퇴한 형사 리처드가 자택에서 참혹하게 살해되는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한 형사의 그릇된 선택이 한 가족의 비극을 야기한 끝에 연쇄살인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과 타인에 대한 몰이해를 날카롭게 비판한 소설이다. 주요 작품으로《다른 아이》,《죄의 메아리》, 《폭스 밸리》, 《숭배자》, 《착각》, 《침묵의 끝》, 《낯선 손님》, 《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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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순 (옮긴이)    정보 더보기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수레바퀴 아래서』, 『스웨덴 기사』, 『향수』, 『헬무트 슈미트, 구십 평생 내가 배운 것들』, 『폭스 밸리』, 『죄의 메아리』, 『속임수』, 『미하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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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사스키아는 겁에 질려 벌벌 떨면서도 비명을 지르거나 내 정강이를 걷어차지는 않는다. 예의범절이 몸에 배어 있다. 평소 사람들을 대할 때는 예의바른 태도를 취하는 게 바람직하겠지만 위기에 처했을 때는 오히려 독이 된다.
아마도 사스키아는 부모로부터 결코 낯선 사람의 차에 타서는 안 된다는 말을 수없이 들으며 자랐을 것이다. 낯선 사람이 눈앞에 있고, 상대와의 거리가 불과 30센티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어느 모로 보나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음에도 아이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아마도 그런 상황에서는 무조건 달아나야 한다고 배웠을 텐데 그냥 체념한 얼굴이다.
“제발…….”
사스키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애원한다.
“차에 타.”
나는 위압적인 목소리로 명령한다.
급기야 아이는 울음을 터뜨린다. 내가 팔을 붙잡았지만 아이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다. 어른에 대한 예의가 몸에 배어있는 아이다. 아마도 집에서는 다들 예의바른 아이라고 자랑스러워하겠지만 위기가 찾아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건 불찰이다.


에드워드는 소변을 보기에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다가 웃자란 풀숲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걸어갔다. 소변을 보기 위해 바지춤을 내리던 그는 반짝거리는 뭔가를 발견하고 가까이 다가갔다. 허리를 숙이고 가까이에서 보니 화장품을 담는 파우치였다.
“누가 이 한적한 숲 속에 파우치를 떨어뜨렸을까?”
파우치를 열어 안을 들여다보았다. 립스틱과 마스카라가 들어있었다.
에드워드는 파우치를 들고 가 메건에게 보여주었다.
메건이 놀란 눈으로 반짝거리는 핑크색 파우치를 살폈다.
“요즘 여자아이들이 즐겨 사용하는 파우치야.”
“어떤 여자아이가 이 깊은 숲에 파우치를 떨어뜨렸을까?”
메건이 어깨를 으쓱했다.
“부모와 함께 피크닉을 왔다가 떨어뜨렸을 거야.”
“하필이면 왜 풀숲에 떨어뜨렸지?”
“당신처럼 소변을 보러 갔다가 실수로 떨어뜨렸겠지. 내려갈 때 분실물보관센터에 맡겨야겠어.”
“혹시 주변에 뭔가 더 떨어져 있는지 살펴봐야겠어.”
풀숲에서 조금 떨어진 지점에 다른 물건이 또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여학생용 가방이었다. 열어보니 1파운드짜리 지폐 서너 장을 넣어둔 돈지갑, 여행용휴지, 버스카드, 학생증 따위가 들어 있었다.
학생증에 나와 있는 여학생의 이름은 아멜리 골즈비였다.


케일럽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아직 변변한 단서 하나 찾아내지 못했다. 아멜리가 어딘가에 살아 있을 가능성이 큰 만큼 목숨을 살리려면 최대한 빨리 찾아내야만 했다. 범인이 수개월 동안 사스키아를 감금해두었음에도 찾아내지 못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범인의 은신처가 있다는 뜻이었다. 만일 수사가 늦어져 아멜리가 시체로 발견될 경우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게 될 테고, 수사책임자인 케일럽은 모든 책임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큰 중압감이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을지 짐작되었다.
“언론이 눈에 불을 켜고 주시하며 매일 관련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제보자가 나타나리라고 봐요. 사스키아는 저녁 무렵에 어두운 주택가에서 납치되었지만 아멜리는 환한 대낮에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마트 주차장에서 사라졌어요. 주말이라 쇼핑하는 사람들이 많은 시간이었으니 분명 어딘가에 목격자가 있을 거예요.”
“그렇잖아도 아침부터 아멜리를 보았다는 목격자들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어. 개중에는 오히려 수사방향에 혼선을 주는 장난전화도 있더군. 수사에 진척이 없을 경우 눈에 불을 켜고 주시하고 있는 기자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경찰의 무능을 질타하는 기사를 써댈 거야.”
케일럽이 우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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