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gbogo Antarctic Research Station

PART I FACING ANTARCTICA
Land of Extreme
Strong wind
Low Humidity
Remote Place
No Energy
Purest Nature
Desolate Condition
Extreme Silence
Land of Potential
Land of Potential
Terra Nova Bay
Weather of Terra Nova Bay
Jang Bogo Station in Terra Nova Bay

PART II GOING THROUGH ANTARCTICA
Mission
Brainstorming
Planning Station
Building Up Station

PART III REALIZING ANTARCTICA
Solution
Model Photos
CG

PART IV STEPPING ON ANTARCTICA
CEE(Introduction)
Record of Antarctica
Talks on the Project
Epilogue

남극, 그 세상의 끝을 마주하며
남극을 처음 접했을 때 어떤 구체적 이미지보다는 생소함이라는 감정이 먼저 다가왔습니다. 건축을 문화 사회적 맥락에서 접근하는 데 익숙한 저희에게 수 십 억 년 사람이 살지 않은 남극 땅에 디자인을 가미한다는 것이 막막하고 어색했습니다. 창작은 창조와는 다른 것이어서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이미 있는 요소들과 이야기를 새로이 엮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건축가 입장에서는 남극에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공백’일 것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각도로 바라봤습니다. 공백이었던 곳에서 이야기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남극 땅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자연이라는 것을 깨닫고 숙지하자 그림이 보였습니다. 우리 과학이 그곳에서 할 일이 있는 이상으로 자연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숙제들이 많았습니다. 그 숙제들을 풀지 않는 이상 남극 땅은 우리에게 어떤 활동도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처럼 처음부터 공학과 디자인에 동등한 비중을 두었던 작업이 없었을 것입니다. 기술을 염두에 두고 건물을 설계하는 것은 늘 하던 익숙한 방식이었지만 기술과 디자인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보조를 맞춘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극한의 기후와 조건, 사용자의 특수한 심리상황 같은 희소한 문제를 다룬 이번 과제는 어느 한 쪽의 논리만 가지고는 해결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공학적 계산 자체에 디자인을 입히는 작업이 흥미로웠고 새로운 건축 영역의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장보고 기지가 세워지는 이상 남극 테라노바베이는 더 이상 공백의 공간이 아니라 문화가 시작되는 발원지가 될 것입니다. 공간건축이 그곳의 역사에 중요한 한 획을 그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 책은 2010년 8월 3일 현장설명회 이후 2010년 11월 4일 당선안 발표까지의 70일 동안 우리가 함께한 여정의 기록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디자이너들의 첫인상에서부터 아이디어가 막혔을 때의 고민, 기술자들과 좌충우돌을 겪으며 협력한 순간순간이 담겨 있습니다.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 없는 도전 과정이 이 프로젝트 북을 통해 여러 건축가들과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좋은 자료로 쓰이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공간건축이 대한민국 건축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십시오.

공간건축 이상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