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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85901581
· 쪽수 : 452쪽
· 출판일 : 2010-07-19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고기는 촉촉하고 부드러웠고 입에 넣은 순간 풍미가 입안 가득 사르르 퍼져나갔다. 매콤한 소스가 새고기의 맛을 보다 선명하게 살려내고 있다. 소스에는 몇 가지 짐작이 가는 맛도 섞여 있었지만, 절묘한 밸런스로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확실히 어떤 건지 알아내기 힘들었다.
“이건 무슨 고기예요?” 프란신이 물었다. “칠면조 같은데요.”
그 말에 소름이 돋았다. “와조 로열이라는 요리죠. 이 식당의 특별 요리예요.”
“진짜 맛있어요. 칠면조 아니에요?”
입 안 가득 퍼지는 감칠맛을 느끼는 데에 방해가 되었으므로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그럼 무슨 고기예요?” 그녀는 집요했다.
“식당 측에선 비밀로 하고 있죠. 그냥 와조 로열이라고 부르는 요리예요.”
“하지만 당신은 미식가 탐정이잖아요.” 그녀가 비난조로 말했다. “알고 있어야죠.”
“아직은 모르겠군요. 지금 그걸 알아내려고 하는 중이에요.”
“답을 알아냈다구요.” 그는 인사도 생략하고 말을 꺼냈다.
나는 손으로 쓴 종이 몇 장을 넘겨주었다. “타자치는 사람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게 좋을 듯해서요.”
그는 신음소리를 내고 재빨리 읽었다. 다 읽고나서는 다시 신음소리를 냈다. “하나씩 확인해봅시다.”
“그러시죠.”
“먼저, 프랑수아가 멧새를 사용한다구요.”
“네. 먹었을 때는 랑드의 멧새인가 생각했는데, 피에몬테 지역의 것이었습니다. 메추라기보다 살이 많죠.”
“어디서 온 건지 어떻게 알았소?”
“배달될 때 항공화물 운송장을 봤지요.”
“식초, 레몬그래스, 사프란에 매리네이드했다구요.”
“매리네이드 냄새도 났고, 주방에 병도 있었거든요.”
주방에 들어갔었다는 말에 그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다시 서류를 보기 시작했다.
“굽기 전에 먼저 꿀을 바른다고요?”
“예. 하지만 평범한 꿀이 아닙니다. 크레타 섬에서 딴, 호박색의 특별한 꿀이죠.”
“그것도 주방에서도 본 거요?”
꿀병은 쓰레기통에서 보았지만 레이몽에게 그걸 알려줄 생각은 없었다. 사립탐정이라면 약간은 비밀도 있어야 하니까. 긍정으로 해석할 수 있게끔 가볍게 머리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