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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일제치하/항일시대
· ISBN : 9788988526644
· 쪽수 : 293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세상을 거닐며 말을 건넨 여성들 / 우미영
대문 밖으로 발걸음을 딛다
기차 통학 - 김복희
삼막사의 가을 - 정애
금강산 탐승기 - 김옥선
조롱 속의 새 - 이경자
여성의 눈에 든 풍경
해서 기행 - 박화성
어촌점묘 - 강경애
용강 온천행 - 김일엽
선경 묘향산 - 노천명
경원선의 여름을 찾아 - CK생
기행 삼천리 - 이주옥
먼 곳에서 보낸 낯선 계절들
동경에 어째 왔던고 - 허영숙
동란의 상해 - 박경희
스웨덴 대학 생활과 인도 인상기 - 최영숙
사랑하는 고국 형님께 - 김마리아
녹색의 꿈 - 김메리
길은 또 다른 길을 열고
청도 기행 - 백신애
소비에트 러시아 행과 C.C.C.P - 나혜석
울 줄 아는 인형의 나라 - 허정숙
태평양 삼만 리 가는 길 - 박인덕
뉴욕에서 고국 자매에게 - 최승희
책속에서
근간에는 너무나 병약해지고 억센 현실 속에 파묻혀 있었고, 또 안타까운 여인의 몸인 줄 알게 되매 감상은 감상으로 슬픔은 슬픔으로 저 혼자 가만히 앉은 자리에서 정리해 버릴 줄을 알게 되었다. 적으나마 세상만사, 천사만려를 모조리 불교적으로 귀결짓기가 일쑤이다. 이러한 심경의 변화를 세상은 흔히 있는 패배자의 자위라고 돌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 자신은 그렇지 않다. 그것은 오 척여 촌의 작은 몸뚱이 하나 속에다 이 세상을 모조리 정리하여 축적하려는, 그리고 나 스스로를 '소小'에 붙잡하지 않는 인간을 만들려는 체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 백신애, '청도 기행' 중에서
미국은 땅덩이가 크니 만큼 천산물이 풍부하고, 돈이 많으니 만큼 기게 문명의 발달이 극치에 달하고 있다. 웅대한 것을 좋아하는 미국인은 집을 지어도 큰 것, 무엇을 하여도 남보다 크게 하겠다고 경쟁한다. ... 남보다 크게 한다는 그 배경에는 돈이라는 것이 있다. 돈! 돈의 힘이 아니면 유지할 수 없는 것이 이 나라이다. - 허정숙, '울 줄 아는 인형의 나라' 중에서
간혹 일본 학생들과 트집이 생길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모두 한 패가 되어 굉장하게 싸웁니다. 일본 학생들은 차에 오르기만 하면 공연히 자리를 넓게 잡아 두었다가 나중에 오는 자기 동무를 앉혀 주려고 합니다. 우리도 차에 타기만 하면 자리를 많이 차지해 두었다가 나중에 오거나 중간에 타는 조선 학생들을 앉힙니다. 그러노라니까 가끔가끔 자리 싸움이 생겨서 재밌습니다. - 김복희, '기차 통학' 중에서
나는 지금 원산 송도원 해수욕장에 있습니다. 시퍼런 바닷물이 몹시 찰 것 같지마는 건장한 젊은 남녀들은 물결을 희롱하며 떴다 잠겼다, 왔다 갔다 합니다. 이에 다라 바닷물은 솨솨 하고 그들에게 노래를 불러 줍니다. 그렇습니다. 푸른 바다는 물결 위에 떠오른 젊은 남녀들을 위하여 노래를 불러 줍니다. 마치 아기를 안고 부르는 어머니의 노래가 곧 아기의 노래인 것과 같이 젋은 남녀를 안고 솨솨 소리를 치는 바다의 노래는 곧 젊은 남녀의 노래올시다. - CK생, '경원선의 여름을 찾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