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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0348449
· 쪽수 : 158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매미 시편/ 벌레시인/ 허공 모텔/ 제논의 화살/ 투명 개구리/ 비누論/ 푸른 식탁/ 능소화
거꾸로 가는 문장/ 발칙한 속도/ 사막장미/ 장자 연못/ 물로 지은 옷/ 디오게네스의 낮잠
한 알의 사원/ 왜목마을을 지나며
2부
빗방울 마을/ 두 입술이 내는 소리/ 오래된 유적/ 문자의 세상/ 노약병잔잉전용석
설법 한 접시/ 우주선/ 벌레들의 지구/ 피그말리온의 이모티콘/ 아라크네의 식탁
클럽 아마존의 악어 사냥법/ 진흙 스프/ 감자의 9가지 변주/ 소나타, 비창
그가 나를 쏘았다/ 작시법作詩法
3부
녹색비단구렁이/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바늘들/ 건빵의 휴가/ 아버지 별/ 둥근 저녁
오래 남는 눈/ 바람의 입/ 먼나무/ 따뜻한 밥상/ 닻/ 호박/ 수선화/ 담쟁이/ 모자帽子
접시 위의 한 문장
4부
소비되는 봄/ 수세미 천궁도/ 게발선인장/ 오르간 연탄을 위한 프렐류드와 푸가 c장조
그림자연극/ 알밤장수 김 씨/ 연인산/ 첫눈/ 지렁이/ 나팔꽃, 이별을 연주하다
세입자들/ 버려진 휴대폰/ 소나무 자폐증/ 또 다른 계산기/ 별의 속도/ 연주암 오르는 길
양파론
해 설 ― ‘몸’에 깊이 새겨진 기억과 감각
유성호 문학평론가 한양대 교수
저자소개
책속에서
녹색비단구렁이
어머니. 천둥번개 치고 비 오는 날이면 비 냄새에 칭칭 감겨 있는 생각을 벗어버리고 몸 밖으로 범람하는 강물이 되고 싶어요 모과나무 가지에 매달린 모과열매처럼 시퍼렇게 독 오른 모가지를 공중에 매달고 뭉게뭉게 피어나는 구름신부가 되어 한 번의 낙뢰, 한 번의 키스로 죽는 천둥벌거숭이처럼 내 몸의 죽은 강물을 퍼 나르고 싶어요
하지만 어머니, 내가 건너야 할 몸 밖의 세상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뿐이에요 눈부시게 빛나는 햇빛의 징검다리뿐이에요 내 몸에 똬리 튼 슬픔을 불러내지 못하기 때문일까요? 연두에서 암록까지 간극을 알수 없는 슬픔에 눈이 부셔요 밤이면 독니에 찔려 죽는 꿈들만 벌떡벌떡 일어나요
어머니, 녹색비단구렁이를 부화하는 세상이란 정말이지 음모일 뿐이에요 희망에 희망을 덧칠하는 초록의 음모에서 나를 구해주세요 제발 내 몸의 비단 옷을 벗겨주세요 꼬리에서 머리까지 훌러덩 벗어던지고 도도히 흐르는 검은 강,깊이 모를 슬픔으로 꿈틀대는 한 줄기 물길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