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사
· ISBN : 9788990369642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서문_지적으로 껌 씹기
1. 우리가 중동의 평화유지에 관해 길게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
2. 그럴듯하면서 확인할 수 없고 매우 가혹한 것
3. 심리학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
4. 무죄가 되기 전까지, 유죄
칼럼니스트1. 생시몽 백작
-세기의 스파이, 베르사유의 문화인류학자 17세기판 가십 칼럼을 쓰다
5. 가십에 흥미 없는 사람=결함 있는 사람
6. 거의 언제나 만족스러운 가십의 대상들
7. 알고자 하는 마음은 알고 싶다
8. 남편이 죽기를 기다린 여자
9. 비밀은 언제나 패배한다
10. 가십난을 희망하다
11. 정치인, 무임승차 혜택을 누리다
칼럼니스트2. 월터 윈첼
-“유명해지려거든 이미 유명해진 인물에게 돌을 던져라”
12. 아주 오래된 가십
13. 제인 오스틴과 나누는 가십의 즐거움
칼럼니스트3. 바바라 월터스
-오프라 윈프리의 우상이 된 여자
14. 인터넷 사춘기: 그물에 걸리다
15.예의도, 품위도 없이: 헤밍웨이를 한 방에 보내버린 인터뷰
16. 어슬렁거리다 얻어걸리다
칼럼니스트4. 티나 브라운
-미국 잡지 100년의 근본을 뒤흔든 거물 여전히 ‘핫’한 정크푸드 같은 여자
17. 가십에 관한 인식론적 문제들
책속에서
타인은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주제이다. 다른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제외하면 직업 이야기나 스포츠, 정치, 의상, 음식, 책, 음악 등 그와 비슷한 일반적인 것들에 관한 잡담이 있을 뿐이다. 그날그날의 사회적인 이슈나 사건들, 혹은 영원불멸한 주제들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그런 주제들에 대해 미미한 의견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 (……) 정말이지 중동의 평화 조건이니 경제 예측, 신의 존재 등에 관해 친구들과 얼마나 오래 이야기하고 싶은가? 진실을 말하자면 그리 오랜 시간은 아닐 것이다.
여러 해 전에 런던에 있는 내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극작가 해럴드 핀터가 보잘것없는 시를 한 편 쓴 뒤 그 원고를 복사해 친구들에게 보낸 다음 그들의 찬사를 기다렸다고 한다. 그 시 가운데 하나는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 선수 조 디마지오에 비견할 만한 영국의 크리켓 선수 렌 허턴에 관한 것으로, 그 전문은 이랬다.
나는 전성기 때의 렌 허턴을 알고 있었네.
먼 옛날이지, 먼 옛날.
핀터가 보낸 원고를 받은 친구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편지와 전화로 소감을 전했다. 그 시가 “매우 훌륭하며 완벽하고 간단명료하게 핵심을 찔렀으며 매우 감동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사람만이 예외적으로 아무 반응이 없었다. 두 주가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자 핀터는 전화를 걸어 시를 받았는지 물었다. “물론 받았지.” 그러자 핀터는 물러서지 않고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그러자 그 사람은 잠깐 침묵하더니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실은 아직 다 읽지 못했네.”
-<1. 우리가 중동의 평화 유지에 관해 길게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 중에서